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집회 현장에서 물대포에 맞아 의식 불명이었던 백남기 씨를 부축한 농민 ㄱ 씨를 인터뷰한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인터뷰 대상자의 신원 정보를 요구했다고 해당 방송사가 폭로했다.
18일 기독교방송(CBS)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김모 경위는 17일 ㄱ 씨를 인터뷰한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팀에 전화를 걸어 "일베(일간베스트 회원)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연락해 ㄱ 씨를 조사하라고 한다. 그 사람이 진짜 목격자가 맞는지 확인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경위는 대뜸 "방송국으로 찾아오겠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한 익명의 농민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방송팀에 요구했다고 기독교방송은 보도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어 "이제 박근혜 정권의 경찰은 일베 지시까지 받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대공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보안 수사대가 이 사건에 나선 것 자체가 이 사건을 '종북 몰이'로 악용할 의도가 다분한데다, 언론 자유의 근간을 이루는 취재원 보호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한 반헌법적인 작태"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경찰이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기도 안 찰 지경이다. 이는 경찰청장이 직접 답변해야 할 문제"라며 "관계 당국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일체의 반헌법적 행위를 중단시키고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집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 백남기 씨를 현장에서 부축한 농민 ㄱ 씨는 이틀 뒤인 지난 16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한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 경찰 내 불법 폭력 시위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새로 편성돼, 보안과 직원도 합동 TF의 일원으로 새로 편입됐다"면서 "보안과 본 업무는 아니지만, 첩보 수집 차원에서 (인터뷰 대상자 ㄱ 씨와) 연락해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직원에게 물어보니 CBS에 전화해 (인터뷰 대상자의) 연락처는 물었지만, '일베'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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