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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후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케냐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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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후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케냐 테러'?

테러도 금수저, 흙수저 갈리나 ..서방언론 이중잣대 비판

'11.13 파리 사태'에 대해 서방언론들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테러 공격으로 9.11 사태처럼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파리 테러 사건 못지 않게 충격적인 사건은 그동안 빈번했다. 지난 해에만 테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80%나 증가하며 3만 명이 넘을 정도였으며, 바로 전날 레바논에서도 대형 테러 사건이 발생했으나 서방언론은 흔한 사건 중의 하나로 취급했다.

이에 대해 16일 BBC는 "서방언론 보도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13일 파리 테러 공격으로 130여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 이후 이틀 동안 BBC 뉴스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테러 사건이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이읽힌 기사는 파리 테러 사건이 아니라, 지난 4월 케냐의 한 대학에서 147명이 테러로 살해된 사건 기사였다.

BBC에 따르면, 케냐 동북부에 있는 가리사 대학교에서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하브가 저지른 테러 사건을 다룬 기사를 클릭한 방문자 수는 파리 테러 사건 직후 700만 명에 육박했다.

흥미로운 점은 클릭한 방문자 4분의 3 가량은 BBC 뉴스 웹사이트에서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BBC는 "어떤 이들은 날짜를 살피지 않고, 지인들이 올려놓은 링크를 눌렀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날짜가 지난 기사는 빨간 원으로 감싸 지난 기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SNS에서 케냐 테러 사건 기사를 클릭했다는 것은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그들은 서방언론이 파리 테러 사건을 다루듯 케냐 학살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릭을 많이 한 독자들의 지역 분포도 흥미롭다. 케냐 시민들이 주로 클릭한 것이 아니라, 클릭의 절반 정도는 북미, 그리고 4분의 1은 영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이틀에 걸쳐 케냐 테러 사건 페이지뷰는 1000만 건이 넘었는데, 지난 4월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보다 4배나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트위터에서도 지난 13일 이후 'Pray For the World'라는 해시태그가 40만 번이나 등장했다. 이에 대해 BBC는 "이들 일부는 파리 테러 사건을 넘어 논의의 지평을 넓이려고 하며, 많은 희생자를 낸 멕시코와 바그다드 사건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 파리 테러 사건 하루 전인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40명이 넘게 살해된 테러 사건이 발생해 레바논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테러 사건, 파리에서 일어나야 세계 평화 위협?


'Pray for Lebanon'이라는 해시태그는 파리 테러 사건 바로 전날 베이루트에서 IS의 자살폭탄테러로 최소 41명이 살해된 사건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트위터에 80만 번 이상 등장했다.

이 해시태그도 사건 당시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파리 공격 이후에 달린 것이다('Pray for Paris'라는 해시태그는 1000만 번 넘게 쓰였다).

'Pray for..'로 시작하는 해시태그는 파리 테러 사건과 관계가 없는 사건들로도 확장됐다. 'Pray for Japan'이라는 해시태그는 지난 14일 일본 해저에서 강진이 발생했다는 보도 이후 160만 번 넘게 등장했다.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 때와는 달리 사상자가 없는 지진이었는데도 해시태그가 이렇게 많이 달렸다.

페이스북의 이중잣대도 비판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파리 사건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리는 '세이프티 체크' 서비스를 제공했다. 바로 전날 베이루트 테러 사건과는 다른 대응이다.

페이스북의 이중잣대적인 대응은 또 있다. 파리 사건 이후 가입자의 프로필 사진에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색깔을 입힐 수 있는 필터를 제공했다.

페이스북은 "왜 다른 나라, 다른 사건의 경우에는 비슷한 서비스를 하지 않느냐"는 BBC 측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16일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세계 16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세계테러리즘지수(GT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세계에서 테러로 숨진 사망자수는 전년도의 1만8011명에서 80% 늘어난 3만265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테러 사망자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시리아 등 5개국에 78%가 집중됐다. 이라크에서 9929명이 숨져 테러 희생자가 가장 많았다. 테러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나이지리아로 전년보다 300% 증가한 7512명이 숨졌다.

서방언론은 IS 등이 일으키는 테러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어느 나라 소속이냐, 발생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 정도가 달리 판단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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