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정덕구 겨냥 "새를 공천하면 어떡하냐"

이번엔 '정치 철새' 정면 겨냥…"정치 도의의 문제"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 명단에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 '일부 보류'를 이끌어낸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이번에는 '철새 비토론'을 제기해 귀추가 주목된다.
  
  인 위원장은 4일 오전 'CBS 뉴스 레이다'와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어느 신문 보니까, 어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철새를 공천했다', 그런 말이 있었다"며 "깜짝 놀랐다"며 "아니 사람을 공천해야지, 새를 공천하면 어떡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공심위는 전날 김대중 정부에서 산자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정덕구씨를 충남 당진 공천자로 확정 발표했다.
  
  "어느 교회 다니고 어느 대학 졸업해서 공천받았나"
  
  인 위원장은 "자세히 보니까 김대중 정부에서 장관도 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회의원도 했던 사람이 한나라당에 당적을 옮겨서 공천을 받았다. 철새다 하는데, 내가 참 이해할 수 없는 거는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공천을 받는가, 개인의 도덕성도 문제가 있지만 정치적인 도의가 문제 아니냐"고 맹비난 했다.
  
  그는 "정치라는 건 사람이 하는 건데, 자기가 몸담았던 당이 어렵다고 박차고 나와 이념과 사상이 다른 한나라당에 따라온 분들은 좀 한나라당에 와서 봉사도 하고 정체성을 익힌 다음에 공천을 받아야 할 텐데, 이런 사람들이 공천을 받았다. 그런데 그 이유를 보니까 어느 교회를 다니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게 신문에 아주 공공연하게 났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소망교회를 출석하고 있는 정 후보에 대한 직격탄인 셈. 정 후보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구 의원, 맹정주 강남구청장 등과 함께 새 정부의 주요 이너서클로 떠오르는 소금회(소망교회 금융인회)멤버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지난 대선 이전 열린우리당이 붕괴 상태에 처했을 때 우리당을 맹비난하며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해 보수언론의 상찬을 받았었다. 이후 '이명박 캠프 합류설'이 떠돌았지만 공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정 후보는 대선 이후 비공개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었다.
  
  철새 '떼' 긴장하나?
  
  하지만 인 위원장이 지적한 '정치철새'는 정 후보 뿐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최종찬 후보는 안양 동안갑에서 친박계인 송영선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시 전 정부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이현재 후보는 경기 하남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또한 노무현 정권에서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 전 청장(서울 중구), DJ 정권 때 정보통신부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후 지난 대선에선 이해찬 후보 경선 선대위원장까지 지낸 남궁석 후보(경기 용인갑), 대선 직전까지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강길부(울산 울주) 의원도 공천장을 노리고 있다.
  
  인명진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당규 3조 5항(비리 전력자 공천신청 금지)로 논란을 빚을 당시 '원칙적 입장'을 강조한 바 있고 최근에는 이미 공천이 확정된 김영일, 안홍렬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짚어 결국 '공천보류'를 이끌어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