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지난 27일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면서 기어코 역사 국정 교과서를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보수 우파들이 단결해서 역사 전쟁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이것에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할 이야기냐"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지금 경제·민생이 얼마나 어렵나"라며 "민생·경제 내팽개치면서 교과서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나라를 두 쪽으로 가를 때냐"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하도 검인정 교과서에 대해서 엉터리 소리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현행) 교과서들을 많이 가져와 비치해 뒀다"며 "와서 보시라. 우리 교과서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치는지 아니면 비판하고 있는지, 유관순 열사 다루지 않는 교과서가 있는지 직접 와서 살펴보시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교과서 국정화하자는 자유민주주의가 어디 있나"
문 대표는 또 "보수의 토대가 자유민주주의인데,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역사 국정교과서를 하는 나라는 없다. OECD 국가들은 검인정을 넘어서 자유발행제로 가고 있다"며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이 검인정을 부인하고 국정 교과서를 꼭 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은 (새누리당이) 보수 우파가 아니고 자유민주주의를 반대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세력이 아니라,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일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표는 지난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연설 내용을 인용해 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표가 인용한 당시 연설 내용은 이랬다.
"역사에 관한 일은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역사에 관한 것은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이 대목을 소개하고 "여러분, 이 이야기가 누가 한 것 같나? 제가 요즘 하고 다니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비꼬며 "방금 이 말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일 때 한 말이다. 옳은 말 아닌가"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역사에는 정답이 없다. 다양하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속에서 학문도 발달하고 창의적인 인간이 키워지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로 들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어떻게 평가하시는가? 공과 과가 있다. 공은 우리나라를 산업화시킨 공로이고, 과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해 인혁당 사건 같은 사법살인 희생자들이 많이 생겼다"며 "(그러나)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공만 있다'고 주장하고 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구국의 혁명이고, 유신 독재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라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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