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신임 검찰총장에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했던 김수남 현 대검찰청 차장 검사를 내정했다.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기는 국무총리-법무부장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확고한 '공안 라인'이 사정 기관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30일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오늘 12월 1일로 임기가 완료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김수남 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수원지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법무 검찰의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검찰 업무에 대해 높은 식견과 경륜을 쌓아온 분"이라며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풍부하고 법질서와 법치주의 확립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잇으며 엄정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을 잘 지휘해 우리사회의 비정상적 적폐를 시정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TK(대구·경북) 출신인 김 내정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난 2013년 8월 수원지검장 재직 시절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했고, 한달 만에 수사를 마무리해 이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통합진보당 해산의 직접적 계기가 된 이 사건을 계기로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황 총리와 '찰떡 궁합'이었던 셈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재직 때에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사건'을 수사해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김 내정자의 수사팀은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 박 씨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검찰은 '정치적 기소'라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박 씨를 기소할 때 적용했던 전기통신기본법은 후에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같은 이력 때문에 김 내정자는 권력 친화적 검사로 분류됐었다. 공안 검사 출신 황교안 국무총리, 공안통은 아니나 황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웅 법무부장관 라인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정치 검사'로 급부상한 김수남 내정자가 검찰총장직에 지명된 상황이다. '공안 라인의 완성'으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다.
김 내정자는 1959년 대구에서 출생, 대구청구고등학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시 26회, 사법연수원 16기로 서울남부지검장, 수원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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