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오는 3월 중 광우병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완전 재개방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경제>가 입수해 27일 보도한 '이명박 정부 국정과제 이행 초기 100일 플랜'에 의하면 경제 부문 10개 우선과제 중 '농어업 경쟁력 강화' 항목에 '3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및 보완대책 수립'이 적시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 이같은 내용은 '한미관계의 창조적 발전' 항목에도 담겼다. 청와대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3월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협의할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사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명박 정부는 오는 4월 총선 전에 농어업 체질개선 방안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한 국내 축산농가에 대한 보완대책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한중 FTA 협상개시 선언·법질서 바로세우기 운동 개시 등
이밖에 '100일 플랜'에는 경제, 외교통일안보, 법무행정, 사회교육문화 등 4개 영역에 걸쳐 모두 29개 과제가 명시됐다.
경제부문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뿐만 아니라 규제개혁 촉진법 마련(3월), 중소기업 법인세 인하(4월), 금산분리완화 방안 발표(4월) 등이 담겼다.
외교통일안보 부분에는 4월 중 한미,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한중(5월)-한러(6월) 정상회담 개최, 6월 중 6자회담 본회담 개최 등의 과제가 포함됐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중 FTA의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법무행정 부문에 포함된 '법질서 바로세우기 운동 전개'는 노동계의 파업 등을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명확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비대상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선정해 공무원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방침도 담겼다. 노동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20여 개 부처에 산재한 4510개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지자체로 이관하거나 민관위탁·민영화하겠다는 것.
해당 기관의 공무원 인력은 약 2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국가 공무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입자율화 추진계획 발표(3월), 2009년 대입요강 발표(4월), 다양화고교 300개 선정(6월) 등의 내용이 담긴 사회교육 부문에는 인수위 시절부터 추진해 온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들이 포함됐다.
영어전용교사 자격제도 도입, 영어도서관 설립 등을 추진하기 위해 6월 국회에서 영어교육진흥 특별법을 제정키로 한 것.
한반도 대운하 등은 빠져…"총선 후 본격 추진"
한편 취임 초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각 영역 별로 적시한 이 '100일 플랜'에 이명박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혀 온 한반도 대운하 사업, 새만금 프로젝트, 공기업 민영화 방안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운하나 공기업 민영화는 총선 후 그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 정해져 100일 플랜에는 빠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사업의 기본방향이나 계획은 수립돼 있다"고 말했다.
이 '100일 플랜'을 마련하는 작업은 청와대 곽승준 국정기획 수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배용수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확인해 본 결과 대통령께 보고된 내용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부인했다.
그는 "일부 일치하는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쇠고기 완전 재개방과 같이 민감한 사항은 보고된 문건에 담겨있지 않다"면서 "'100일 계획'이란 말은 쓰지도 않았고, 3개월 계획'으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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