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26일)부터 열린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이하 5중전회)”가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늘 폐막한다. 이 회의에서는 모두가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전면적 소강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이 심의되었는데, 향후 5년간(2016-2020)의 비전과 발전 청사진, 성장률 목표 등이 최종 확정될 것이다.
경제적 이슈 못지 않게 정치적 이슈도 주목을 받았다. 100명 이상의 성장·장관급 간부의 반부패 처분이 결정되고, 당 방침에 대해 비판하거나 당내 계파를 조직할 경우 당적을 박탈하는 엄격한 법률도 제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점을 맞고 있는 중국경제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중국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만약 중국이 지난 20년과 같은 경제발전의 기적을 계속 이어간다면 중국은 확실히 아시아의 맹주가 된다. 반면에 버블 붕괴로 인해서 잃어버린 20년에 돌입한다면 아시아의 패자가 되면서 스스로 고립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13.5규획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저하를 계속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로의 경제발전 방식을 전환하고, 혁신을 통한 발전 촉진, 협력을 통한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 유지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 전망이다.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화샤공급경제학연구원(華夏新供給經濟學硏究院)에 따르면 중국이 향후 5년간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2020년에 명목 GDP가 100조 위안에 달해, 미국의 80% 정도 수준이 되고, 2025년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성장에 집착하는 이유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확립한 이후, 중국은 가장 만만치 않은 상대다. 국가와 국가의 대립에서 결국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력과 더불어 군사력이다. 무리해서 군사력을 강화해도 지속적으로 경제가 발전해 주지 않으면 군사력 유지가 불가능해진다.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역사 경제학자인 앵거스 매디슨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2차대전이 시작된 1941년에 일본의 GDP는 미국의 19%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독일 GDP도 미국의 24%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은 경제력 면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소련조차도 미국 GDP의 41% 정도였다. 전후 부흥기에 계획경제가 잘 작동하면서 눈부신 성장을 했던 소련이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한 것이 1957년의 일이다. 그러나 전후 복구가 완료되면서 경직된 사회주의 경제의 맹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소련의 성장은 점차 둔화됐고, 레이건 대통령과의 대규모 군비경쟁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련은 결국 붕괴의 길에 접어들게 됐다.
이런 과거를 회상해 볼 때, 중국은 미국에게 크나큰 도전세력이다. 현재 중국의 GDP는 미국의 60% 정도다.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은 독일, 일본, 러시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인공섬 건설을 강행하면서 미국과 중국, 중국과 주변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난사군도의 12해리 이내에 군함을 파견한 것이 미중 간의 군사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미국이 중국의 반응을 보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고, 중국도 현재의 군사력과 경제력으로는 미국과 대결해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래서 말로만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미래는 경제성장에 달려 있다
중국은 1989년 천안문사건 이후 30년 가까이 내부 갈등을 잘 관리해 왔다. 경제가 순조롭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버블 붕괴나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경우,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은 타격을 입을 것이고 심각한 내부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중국의 높은 상호의존성 때문에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에게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이 과거와 같이 지속적으로 한국에게 기회가 될 것이냐의 문제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달려 있고, 현재 중국경제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 확실하다. 이번 5중 전회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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