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의원은 15일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 강기갑 의원, 현애자 의원, 최순영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분열을 중단하라"면서 "과감한 혁신, 전면적 재창당의 각오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이후 불출마 혹은 정계은퇴 요구가 적지 않았지만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던 권 의원은 지난 달 말부터 창원 을 지역 활동을 재개하며 4.9 총선 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2.3 당대회 이후에는 중앙당행사에도 꼬박꼬박 참석해왔지만 이처럼 전면에 나선 것은 대선 이후 처음이다.
천 대표의 리더십이 강하지 않은 상황인지라 권 의원이 민주노동당 사수와 수습의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간판'이 부족한 자주파와 재기의 발판이 필요한 권 의원의 이해가 일치하는 대목이다.
권 의원은 노동운동 시절 부터 '통합의 명수'로 불려왔지만 자신의 대선 3수로 촉발된 현 상황을 추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과 당이 부여해준 지위를 분열에 이용하나"
이날 회견에서 천 대표는 "분당과 분열을 막고자 했던 우리들의 진심과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분당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소위 기획탈당을 진행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적 공세로 당을 흠집 내고 있다"고 탈당파에게 맹공을 가했다.
천 대표는 "자신들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혁신을 거부한 것처럼 거짓 포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대표는 "지금 국민들과 당원들은 민주노동당 분당과 분열에 앞장서고 있는 두 의원의 모습을 보며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며 심상정, 노회찬 두 사람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들과 당이 두 의원에게 부여해준 지위와 역할이 오히려 당을 분당, 분열시키고 당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을 좌절케 하는데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든 분당, 분열 행위를 중단하고 진보정치세력이 함께 사는 방도를 찾자"면서도 " 설혹, 어쩔 수 없이 잠시 헤어져야 하는 것이 필연이라면, 깨끗하게 신사적으로 최대한 정중하게 이별하자"고 말했다.
이어 천 대표는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지난 8년간 일구어 온 진보정치의 길을 의연히 지키고 계승할 것이며, 과감하게 혁신하고 전면적으로 재창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오는 16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19일 중앙위에 제출할 혁신안건을 설명할 예정이다.
'천영세 혁신안'은 '일심회' 문제 등 '편향적 친북행위' 부분을 빼고는 지난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영 "2.3 혁신안의 기조가 반드시 반영되야"
한편 이영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심상정, 노회찬 의원 그리고 단병호 의원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다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최순영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단결하자는 취지의 이날 기자회견에 당연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쪽이고 저쪽이고 나가면서 재뿌리고, 떠나는 사람에게 뭘 던지는 이런 상황이 너무 안 좋다"면서 "나 하나 만이라도 말을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2.3 당대회에 나왔던 혁신안의 기조가 19일 중앙위원회에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고 자주파 색채가 강화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잘 되긴 바란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탈당파의 한 관계자는 "최 의원과 관계가 남다른 김혜경 전 대표도 탈당했을 뿐더러 최 의원이 거기 남아 버틸 수 있겠냐"면서 결국 최 의원도 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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