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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석 거부한 '홈플러스 주인', 노조는 자택 앞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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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석 거부한 '홈플러스 주인', 노조는 자택 앞 시위

[현장] 사모펀드 MBK 회장은 성역인가

"사모펀드가 뭔지도 몰랐어요. 저희도 이제 공부하는 중이죠."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자택 앞에서 만난 홈플러스 노동조합 관계자의 말이다. 사모펀드라는 말만큼이나 낯선, 이태원 거리에서 그들이 기자들 앞에 섰다.

노조의 요구는 하나. 김병주 회장의 속내를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김 회장은 노조와 대화할 의지가 없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김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김 회장은 출석을 거부했다. 김 회장과 대화할 길은, 모조리 막혀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 매각 협상 종료…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시작도 못 했다"

홈플러스 지분 매각 협상은 끝났다. 영국 테스코가 가진 지분을 MBK파트너스가 사기로 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홈플러스 직원들의 고용 문제다.

노조 측은 MBK파트너스 측이 머지않아 홈플러스를 재매각하리라고 본다. MBK파트너스 측의 인수 방식 역시 불안감을 키운다. 인수 가격이 7조2000억 원인데, 자체 투자금은 2조90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차입금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높인 뒤 빨리 팔아치우려는 계산이라는 말이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를 포함한 '홈플러스를 투기자본에 매각하지 마라 시민대책위원회'가 이날 김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건 그래서였다. 대화를 통해 불안감을 씻어달라는 게다.

"김병주 회장이 직접 국회에서 해명하라"

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여야 합의로 결정된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 국감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불참을 통보한 것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 측은 국감에 대리인을 보내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대리인의 참석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라는 명칭 자체가 김병주 회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이라는 영문 이름의 첫 글자를 조합했다. MBK파트너스의 모든 움직임은, 사실상 김병주 회장이 결정한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따라서 김 회장이 직접 국감에 출석해서 관련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 또 해외 일정 때문에 국감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김 회장의 해명 역시 변명일 뿐이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반면 MBK파트너스 측의 입장은 분명하다.

'매각 대금 지급을 완료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완전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설령 인수거래가 완료되더라도, MBK파트너스는 대주주일 뿐이다. 단체 교섭의 의무는 없다.'

▲ 홈플러스 노조를 포함한 '홈플러스를 투기자본에 매각하지 마라 시민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집 앞에서 기자 회견을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기업 인수자가 노조와 대화하는 건 신뢰 형성의 기본"

하지만 노조는 새로운 유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대화하는 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기업의 매각과 인수과정에서 인수하는 측이 양자 교섭, 또는 3자 교섭 방식으로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노사 간 신뢰 형성을 위한 중요한 절차이며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대주주였던 테스코는 매각 협상을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해서 '먹튀' 논란을 키웠었다. 새로운 대주주 역시 같은 논란을 반복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투명한 대화 관행을 세워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특히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하며, 규제에서도 상당 부분 자유로운 '사모펀드'의 특징은 노조 입장에서 몹시 불안한 대목이다.

박태준의 막내 사위, 나머지 정보는 대부분 베일 뒤에

노동조합 및 국회가 김 회장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배경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김 회장의 이력 및 활동 내역에 대해 알려진 게 너무 적기 때문. 직원 수만 명의 삶을 쥐고 흔드는 이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면, 불안한 게 당연하다.

김 회장은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막내 사위다. 10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칼리지 영문학과를 나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 이후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고 살로먼브라더스, 칼라일 그룹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 2000년 칼라일 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관련 실무를 주도했다. 장인인 박태준 전 회장이 그 무렵 국무총리였다. 알려진 정보는, 딱 이 정도다. 그의 집안 이력 및 MBK파트너스의 인수자금 출처 등 중요 정보는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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