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고 따라 달라고 하시면서 무겁게 움직이시면 좋겠습니다.(중략) 대표님은 큰 명분만 얘기하시면 게임은 유리해질 겁니다."
2일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받은 문자 메시지 중 한 대목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재외국민 유권자 100만 투표 등록 대토론회 도중,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헤럴드 경제>가 포착한 이 문자 메시지는 김성태 의원이, 김영우 의원이 작성한 메시지를 김 대표에게 전달한 것 중 일부다.
김성태 의원과 김영우 의원 모두 김 대표의 측근으로, 최근 불거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도를 둘러싼 당내 친박·비박, 그리고 당·청 갈등에 대한 조언을 김 대표에게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만 보면, 김영우 의원은 "의원들의 뜻을 끝까지 지켜내겠다. 돌을 맞아도 지켜내겠다. 나를 따라달라고 하시면서 무겁게 움직이시면 좋겠습니다"고 김 대표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나 안심번호는 중요 사안이 아닐 겁니다. 대표님은 큰 명분만 얘기하시면 게임은 유리해질 겁니다"라고도 김영우 의원은 조언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며 "김영우 의원이 보내온 내용입니다"라며 문자 작성자를 밝혔다.
김영우 의원은 이와 관련,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대표께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하거나 각을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면서 "당내, 당·청 갈등이 없어야 총선이라는 큰 게임에서 유리해진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경제투데이>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던 김 대표의 또 다른 문자 메시지 일부를 촬영해 보도했다.
보도 사진을 보면, 김 씨 성을 가진 인사로 추측되는 한 인사는 김 대표에게 "공천권을 국민에게 반납할지 아니면 대통령과 일부 세력이 행사할지에 대한 초유의 민주주의 수호 투쟁이 시작된 거죠. 그리 가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또 "대표님, 주말 동안 김학용 비서실장이 나서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이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발사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해야 하는 게 어떤지요. 정두언 의원은 월요일 라디오에서 세게 칠 겁니다"라고도 했다.
해당 메시지에 대해서는 김영우 의원과 김성태 의원 모두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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