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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번이라도 못 타오르면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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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가을, 한번이라도 못 타오르면 불행하다

10월 백두대간학교 <가을지리산특집>

가을의 절정인 10월 백두대간학교(교장 이철승, 백두대간전문가) 제57강은 10월 24일(토) 당일로, <백두대간&낙남정맥 지리산 구간>입니다. <가을지리산특집>으로 백두대간의 끝이자 시작인 지리산으로 들어갑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지는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입니다. 부드러운 어머니의 산은 그 골골마다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마고할미가 전해주는 지리산의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처연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가을 지리산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산행도 누구나 부담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안전한 산행입니다. 백무동-한신계곡-세석고원-한벗샘-삼신봉-청학동에 이르는, 지리산 남부능선을 걸으며 깊은 가을을 만끽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가을 지리산 Ⓒ지리산국립공원

[구간소개]
-산행월일 : 2015년 10월 24일(토)
-산행출발 : 2015년 10월 23일(금) 오후 11시
-산행코스 : 백무동탐방지원센터-한신계곡-세석고원-한벗샘-삼신봉-청학동
-산행거리 : 약 16.5km
-소요시간 : 약 10시간(충분한 휴식시간 포함)
-난 이 도 : 중상(★★)

이철승 교장선생님으로부터 10월 산행지 설명을 들어봅니다.

어둠이 깃든 신새벽의 백무동, 반딧불이들이 유영을 합니다. 일렬로 나란히 행진하는 반딧불이들은 어머니의 산으로 들어가는 헤드랜턴의 불빛들입니다. 콸콸콸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하얀 계곡과 어깨동무하며 산으로 들어갑니다. 하동바위를 지나 장터목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한신계곡으로 발을 디딥니다. 지리산 구십구곡 중 하나인 한신계곡은 풍부한 수량과 화려한 폭포들을 거느린 아름다운 계곡입니다.

어둠을 벗 삼아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오릅니다. 한신폭포를 지나 한참을 오르면 가파른 오르막이 세석고원까지 이어집니다. 계곡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나무들의 뿌리를 잡고 오릅니다. 미명이 밝아오는 시각, 가파른 오르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의해서 오르다 보면 세석고원입니다.

연진과 호야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촛대봉과 영신봉을 좌우에 거느린 세석고원은 봄철 철쭉으로 유명하지만 이 가을 단풍도 아름답습니다. 선홍빛 철쭉의 푸른 잎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시월의 세석고원은 사철 의연한 구상나무의 푸르름과 어울려 황홀한 색의 조화를 선사합니다. 여기에 촛대봉 위로 솟아오른 투명한 가을 햇살이 더해지면 그 풍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하얀 구절초와 수줍은 연보라의 쑥부쟁이도 한몫 거듭니다.

▲백무동 가는 길 Ⓒ지리산국립공원

단풍의 이유
-이원규

이 가을에 한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쌍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단 한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으로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지리산 자락에 깃들어 살고 있는 자칭 ‘날나리 시인’의 시로 세석고원의 가을을 대신합니다.

지리산은 이곳 세석고원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를 뿌려놓습니다. 영신봉에서 시작해 경상남도의 아름다운 산줄기를 아우르다 김해 고암나루에서 여맥을 다하는 낙남정맥입니다. <산경표(山徑表)>에서 낙남정간으로 칭하는 도상 232km에 이르는 낙남정맥입니다. 영신봉에서 음양수를 거쳐 삼신봉으로 이어진 낙남정맥은 지리산의 남부능선입니다. 세석대피소에서 함께한 도반들과 아침식사 나누고 낙남정맥으로 들어섭니다.

큰 바위의 양쪽에서 물이 나오는 음양수를 지나, 남부군 이현상부대가 최후를 맞이한 대성골 갈림길을 지나며 삼신능선으로 올라섭니다. 능선의 왼쪽은 거림골, 오른쪽은 대성골입니다. 남부능선의 통문인 석문을 지나서면 1270봉입니다. 뒤돌아보면 지리산의 주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가을이 물들어가는 삼신능선의 잡목을 헤치며 걷습니다. 한벗샘 갈림길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함께한 도반들과 시원한 샘물로 목축이고 지리산의 가을을 반찬 삼아 도시락을 나눕니다.

삼신능선 마루금은 아름다움이 뚝뚝 묻어나는 산그리메를 보여줍니다. 수묵의 동양화의 농담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남도의 산하들이 그림을 그립니다. 손에 잡힐 듯 아스라한 산들이 그려내는 산그리메는 정말 숨 막히는 아름다움입니다.

산그리메와 벗하며 걷다보면 삼신봉입니다. 삼신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의 주능선은 장쾌하기 그지없습니다. 왼쪽부터 노고단, 반야봉, 토끼봉, 명선봉, 벽소령,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 써리봉이 열두 폭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지리산의 거의 모든 봉우리들이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푸른 가을과 지리산의 영봉들이 펼치는 한 폭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는 시간입니다.

삼신봉을 내려서면 바로 갓거리재입니다. 이곳에서 낙남정맥과 작별하고 우측 청학동(靑鶴洞)을 향해 내려섭니다. 청학이 날고 신선이 살았다는 이상향(理想鄕) 청학동 도인촌 입구에서 어머니의 산과의 하루를 마감합니다.

여름내 푸르름을 뽐내던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는 시월입니다. 눈부시게 시린 파아란 가을하늘 아래 노랗게 빨갛게 불타오르는 단풍과 함께 온몸 달아오르는 지리산의 가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고요한 아침 Ⓒ지리산국립공원

[산행계획]

여유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와 동행하며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공인 등산가이드인 이철승 교장선생님과 엄재용 선생님이 선두와 후미에서 함께 하며 평안하고 안전한 산행을 진행합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 전에 도착하여 <백두대간학교> 버스(다은고속관광)에 탑승하세요.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3350-1055입니다.

10월 23일(금) 오후 11시
23:00 덕수궁 대한문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역 2번출구)
23:30 사당역 공영주차장앞 출발(지하철 2,4호선 1번출구)
23:40 양재역 서초구청 폭포앞 출발(지하철 3호선 12번출구)
23:55 경부고속도로 죽전(하행) 버스승차장
24:00 경부고속도로 신갈(하행) 버스승차장

<산행일정>
10월 24일(토)

03:30 백무동 도착
03:40 백무동 주차장-산행 준비/스트레칭
04:00 백무동 출발-산행 시작
05:00 가내소폭포
05:40 한신폭포
07:30 세석고원-대피소에서 아침식사
08:40 음양수
09:20 석문
10:50 한벗샘-근처 안부에서 점심식사(도시락 준비하세요)
12:20 삼신봉
12:30 갓거리재
13:30 도인촌 지킴이터
도인촌-삼성궁 등 탐방/산행 마감
14:00 포란정-늦은 식사 겸 뒤풀이(도인촌 첫번째 집)
15:30 청학동 출발
19:30 서울 도착(예정)
*상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지리산 남부능선 종주> 산행도 Ⓒ백두대간학교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 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그리고 꼭 점심도시락을 싸오세요.

▶<백두대간걸작선> 제57강 <백두대간&낙남정맥 지리산 구간>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교통비, 2회 식사 겸 뒤풀이, 가이드비,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 버스 사전예약 관계상 10월 20일까지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최소출발인원 20명). 전화 문의(050-5609-5609)는 월∼금요일 09:00∼18:00시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공휴일 제외). 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교장선생님에게 해주세요(010-8727-0202). ▶참가신청 바로가기
▶참가신청 하신 후 참가비를 완납하시면 참가접수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회원 아니신 분은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울러 백두대간학교 카페 http://cafe.naver.com/baekdudaeganschool에도 꼭 놀러오세요. 백두대간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11월 산행안내]
-산 행 일 : 2015년 11월 28일(토)
-산 행 지 : 백두대간 덕항산 구간
-산행코스 : 건의령-푯대봉-한내령-구부시령-덕항산-환선봉-자암재-환선굴
-출발시각 : 27일(금) 24시(자정) 덕수궁앞 출발
-참 가 비 : 10만원
-산행거리 : 약 12.4km
-예상시간 : 약 8시간
-난 이 도 : 중하(★☆)

▲이 가을에 한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지리산국립공원

[학습자료]
[지리산(智異山)]
1915m. 1967년 12월 27일 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한다.
지리산 권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는 마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한의 도성이 지리산 달궁으로 피난했다는 설이 전해지며, 산청에 있는 구형왕릉은 신라왕국을 피해 6세기경에 지리산 자락에서 마지막을 맞이한 가야국의 전설을 잘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 자락 골골이 숨어들어선 전통마을의 역사적 기원이나 형성동기를 보면 많은 경우가 조선시대의 전란을 피해 입지하고 있다.
지리산의 험난한 역사는 삼한과 가야 및 삼국시대에는 국경의 접변지대로 싸움터의 무대였고, 고려 때는 왜구의 침입과 민란의 현장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대변되는 침략의 밀물을 겪어야 했다. 근대엔 동학민중운동과 한국전쟁에서 피로 얼룩진 전쟁터였다.
구례의 석주관과 고려 말 이성계가 섬멸한 남원의 황산대첩비지, 여원치와 피아골 등은 왜적을 막던 지리산의 역사적 현장이며, 특히 석주관에는 정유재란 때 순절한 의사의 위패를 모신 칠의단과 승병 및 의병을 모신 비석이 당시의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더욱이 지리산은 현대사에 접어들어 1948년 10월 여수순천사건에서 시작해 1955년까지 계속된 좌우 대립의 치열한 격전으로 수만 명의 목숨이 꽃잎처럼 진 곳이다.
지리산의 지리적 입지는 국가적인 요충지로서의 중요성과 아울러 국토의 남쪽 변방이라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었다. 바다에 인접해 외국의 선진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새로이 유입된 문화의 발상지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리산 권역에서 불교문화의 역사, 지리적 전개 양상을 보더라도 그렇다. 통일신라의 국찰이자 화엄십찰의 하나인 구례 화엄사의 입지는 국가적 요충지로서의 지리적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신라 말에 새로이 중국에서 유입된 선종의 구산선문 중에 실상산문의 실상사, 동리산문의 태안사 등 2개 산문 역시 지리산 권역에 동하였던 것이다.
지리산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 운다. 첫째, 신라5악(岳) 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달라진다’ 하여 ‘智異山’이라 하였다.
둘째,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를 찬탈하려고 명산에 기도를 드리러 다닐 때였다. 백두산과 금강산 신령은 쾌히 승낙하였는데 지리산 신령은 승낙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혜(智慧)가 다른[異] 신선이 사는 산이라 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셋째, 백두산이 흘러와 된 산이라 하여 백두산(白頭山)의 '두(頭)'에 흐를 '류(流)'를 더해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하고, 남해에 이르기 전에 멈추었다 하여 머물 '류(留)'를 보태어 두류산(頭留山)이라고도 한다. 이를 순우리말로 지리산의 산세가 두루뭉실하여서 '두루' '두리'를 한자로 차자하여 두류(頭流)가 되었다고도 한다.
또한 사명당 유정(惟(政)은 우리나라 명산을 이렇게 비교하여 말하였다. “금강산은 수이부장(秀而不壯)이요, 지리산은 장이불수(壯而不秀)요, 묘향산은 역수역장(亦秀亦壯)이라 하여 높이 1,909m의 산세가 기묘하고 향기를 풍긴다.”
-지리십경 (智異十景)
제1경: 천왕일출(天王日出)
어느 산인들 해가 뜨지 않으랴만 천왕봉에서의 일출구경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기가 어렵다,
제2경: 직전단풍(稷田丹楓)
피아골의 단풍. 피아골은 지리산의 울음주머니로 이데올로기 대립 때문에 이 계곡에 흘린 피가 많다 하여 피밭골(직전)에서 유래,
제3경: 노고운해(老姑雲海)
지리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산허리를 휘두른 구름인데 특히 노고단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으뜸으로 칭한다.
제4경: 반야낙조(般若落照)
해가 떨어지면서 구름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불덩어리는 자연이 만든 화려한 잔치다.
제5경: 벽소명월(碧宵明月)
벽소령은 예부터 화개에서 마천으로 넘나드는 고개였다. 이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밝은 달은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제6경: 세석(細石)철쭉
해마다 5월말이면 지리산에서는 고운 분홍색 철쭉이 피어나 지상낙원을 이룬다.
제7경: 불일현폭(佛日懸瀑)
지리산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불일폭포에서 쏟아지는 물보라로 인해 지리십경에 들게 되었다. 냉기 때문에 한여름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다.
제8경: 연하선경(烟霞仙境)
연하봉의 이끼 낀 기암 사이에 가득 들어찬 고사목 숲은 기괴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제9경: 칠선계곡(七仙溪谷)
천왕봉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려 급류를 이루는 이 계곡은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정도로 골이 깊고 수량도 풍부하다.
제10경: 섬진청류(蟾津淸流)
지리산을 남서로 감돌아 비단 폭을 펼쳐놓은 듯한 섬진강. 비록 열 번 째 경치로 꼽히기는 하지만 지리산 자락에서 내려 보는 섬진강 풍광은 조물주가 아니고는 그려낼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촛대봉] 1703.7m. 세석고원 동쪽에 있는 봉우리. 옛날에 연진이라는 여인이 남편 호야와 대성계곡에서 행복하게 살았는데 자녀가 없어 고민하던 중 흑곰에게서 세석고원에 있는 신비의 샘물을 마시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남편과 상의 없이 산신령이 금기시킨 영신봉 음양수를 마셨다. 평소 흑곰과 앙숙이던 호랑이가 산신령에게 이를 일러바치니 연진은 산신령의 노여움을 사서 평생 남편과 생이별한 채 철쭉밭을 가꿔야 하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연진 여인이 촛대봉 정상에 촛불을 켜고 천왕봉 산신령에게 용서를 빌다가 돌로 굳어버렸고 촛대봉 바위는 연진 여인이 굳어진 모습이라고 전한다. 평생 손끝에서 피가 배어나오도록 철쭉꽃을 가꾼 여인의 슬픔과 흘린 피가 이곳 철쭉꽃을 더욱 처연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 사람들은 믿었다.
[세석고원] 오래 전에는 작은 돌밖에 없는 토양지대라 해서 ‘잔돌고원’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 표현으로 바꾸어 ‘세석평전’이라고도 했는데 ‘평전(平田)’이 일본식 표기라는 의견이 있어 일반적으로 세석고원으로 불리고 있다. 사실 세석의 철쭉은 연한 빛으로 창백하기까지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설가와 문장가들이 자극적인 붉은 빛으로 묘사한 이유는 과거 빨치산 투쟁 때 이곳에 김일성대학이 있었고, 또 많은 사람이 죽은 곳이라서 이들의 흘린 피와 절규가 한(恨)의 꽃으로, 즉 과거 이데올로기의 비극의 채색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현상의 남부군 주둔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이곳에서는 남부군의 군중대회와 연극공연 등이 열렸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토벌대에 포위되어 몰살당했던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이다. 경남 산청, 거림계곡, 함양의 백무동, 하동의 청학동 등 여러 지역과 연결되는 지리산의 중심지다. 세석고원(1400~1703m)은 약 30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면적과 남향으로 15도 경사를 이루며 완만하게 펼쳐진 지형이다. 이로 인해 ‘남녘의 개마고원’으로 불릴 정도로 지리산에서 가장 특이하고 인상적인 지형을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지리산, 한라산, 덕유산 등 높은 산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석고원에는 200여 종의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영신봉] 1651.9m. <산경표>에서는 낙남정맥을 ‘낙남정간’이라 하는데, 정맥이 시작되는 곳이 영신봉이다. 300~800m의 산들로 이어지는 낙남정맥의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낙동강이 되고, 영신봉에서 옥산에 이르는 구간의 남쪽은 서쪽의 섬진강으로 물을 내보낸다. 그러나 낙남정맥이 동쪽으로 방향을 정한 뒤로는 남쪽의 바닷가로 물이 흐른다. 마산의 무학산, 김해의 익산을 지나 낙동강 하구를 지키는 신어산에서 끝나는 낙남정맥은 내륙과 남부 해안지방과의 경계로 작용한다.
[낙남정맥] 지리산 영신봉에서 낙동강 남쪽을 가로지르며 김해 신어산(631.1m)을 지나 고암나루터까지 약 도상 232km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영신봉에서 동남쪽으로 삼신봉, 봉대산, 무량산, 무학산, 천주산, 금음산 등으로 이어져 신어산 아래 고암나루에서 그 여맥을 다한다. 이 산줄기의 남쪽에는 대체로 경남 남서의 해안지방, 즉 하동, 사천, 삼천포, 고성, 마산, 창원, 김해가 위치한다.
[삼신봉] 1284.5m. 삼신봉은 어미의 품처럼 넓게 지리산 자락에 흩어진 수십 개 봉우리 중의 하나로,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상의 최고봉이다. 또한 지리산 주능선의 전망대로서 참다운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악양으로 흘러내린 형제봉 능선과 멀리 남해 바다의 일망무제, 탁트인 전경을 선사해준다. 특히 인적이 드문 비경의 남부능선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동으로는 묵계치를, 서쪽으로 생불재, 남으로는 청학동을, 북쪽으로는 수곡재와 세석고원을 이어주는 사통팔달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리산 하동 지역은 쌍계사, 칠불사 등의 절을 비롯하여 불일폭포, 화계계곡, 청학동, 도인촌 등의 볼거리도 많다. 청학동 마을에서 삼신봉을 바라보면 왼쪽부터 쇠통바위, 가운데는 내삼신봉, 오른쪽이 외삼신봉으로 세 개의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삼신봉은 봄의 벚꽃 산행지로 이름나 있다. 하동-쌍계사 10리 벚꽃길, 섬진강 60리 벚꽃길이 매년 4월 초순이면 장관을 이룬다. 수령 60년이 넘은 아름드리 벚나무가 구불구불한 계곡을 따라 활짝 필 때 벚꽃 산행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10리 벚꽃길은 젊은 남녀들이 걸으며 백년해로를 기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혼례길목’으로도 불린다.
섬진강 벚꽃길 60리는 섬진강 꽃길 따라 60리를 간다. 구례에서부터 따라붙은 섬진강은 지리산에서 거친 숨결로 내려온 화개천과 만나 물줄기가 굵어진다. 이곳이 바로 화개장터로 불리는 탑리이다.
[청학동] 해발 800m의 지리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삼신봉 남쪽 자락에 그림처럼 펼쳐진 지리산 마을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은거하기도 했던 곳이다. 전설로는 청학이 많이 노닐던 곳이라는 유래를 가진 곳으로 예로부터 수많은 묵객들이 삼신봉을 중심으로 한 살기 좋은 곳, 즉 이상향을 찾아나섰던 곳이란 느낌이 들게 하는 산세와 물줄기를 가지고 있다. 청학이란 '푸른 학'이라는 뜻인데, 전설에 의하면 청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면서 도술부리는 새로서 사람의 몸에 새의 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儒佛仙三道合一更正儒道會’라는 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되 '유교, 불교, 선도와 동학, 서학을 하나로 합하여 큰 도를 크게 밝혀 유도를 다시 일심으로 교화하는 도'라는 뜻이다. 이들 대부분은 논밭에서 식량을 자급하고 양봉과 축산, 약초, 산나물 등을 캐다 팔고 하동 장에서 생필품을 구입해 쓰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언젠가는 그 이상의 세상이 여기에 올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청학 마을의 서당에서는 청소년에게 한학과 예절 등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곳엔 또 다른 설화가 있다. 옛날에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하는데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나무꾼이 사슴을 잡으려고 쫓아가다 어떤 굴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곳은 캄캄한 굴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별천지였다. 나무꾼이 한 사람을 붙들고 이곳이 어디냐고 묻자 그 사람이 옛날에 세상의 난을 피해 들어와 살게 됐는데 지금까지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나무꾼은 푸짐한 대접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나무꾼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으려 했으나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한다.(자료출처 : 백두대간학교,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민속대사전, 한국의 산천 외)

[백두대간학교]
이철승 교장선생님은 산행 경력 30년의 저명한 M.T.디자이너이며 국가공인 숲길체험지도사(산림청), 응급처치법 강사(대한적십자)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배낭 하나 메고 지리산을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렸습니다. 산으로 들어가면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며 얼굴이 환해집니다. 천상 산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연이어 정맥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등산학교를 졸업하고 백두대간 가이드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산악회 가이드, 기업체 가이드, 목적산악회 가이드 등으로 활약하며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가이드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인문학습원 백두대간학교 개교부터 가이드로 동분서주했습니다.

백두대간 교양강좌, 트레킹학교 등의 실무를 도맡아 진행했고, 아이들과 뚜르드몽블랑(TMB), 몽블랑 일주 트레킹을 다녀왔으며, 흥덕고등학교 백두대간 종주대 <백두대간 하늘길를 걷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백두대간 숲길을 거닐며 바람과 햇살, 구름, 안개, 곤충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학교를 열며> 얘기합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강이나 계곡을 건너지 않고 이어진 산줄기입니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이어진 분수령 산줄기입니다. 백두대간에서 1정간 13정맥이 갈래치고 또 기맥, 지맥으로 뻗어 한반도의 구석구석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 산줄기에서 모든 강들이 시원하고 그 강줄기에 기대어 마을이 생기고 문화가 일구어졌습니다. 우리는 한평생 그 산줄기와 강줄기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우리가 기대어 사는 이 땅 한반도의 모든 산줄기가 백두대간입니다. 낙동정맥, 호남정맥, 땅끝기맥 등 정맥과 지맥, 기맥을 모두 아우른 백두대간입니다.

백두대간학교는 이 땅 곳곳으로 갈래친 백두대간을 찾아갑니다. 앞으로 백두대간학교는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하나, 백두대간학교의 원래 취지대로 백두대간 걸작 구간 산행을 계속합니다.
둘, 백두대간에서 갈래친 정맥, 기맥의 걸작 구간도 찾아갑니다.
셋, 월별, 계절별로 특별히 아름다운 산줄기를 찾아갑니다.
넷, 산행과 문화유적 탐방을 아울러서 인문학적 소양도 풍부하도록 합니다.
다섯, 참가자들이 희망하시는 산줄기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합니다(전체 일정은 유지하지 만, 꼭 고수하지는 않습니다).
여섯, 산행 후 계절별, 지역별 특색 있는 먹거리로 뒤풀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일곱, 멤버십 강화를 위해 정기 산행 이외에 비정기 산행(번개산행, 종주산행, 번개모임 등)도 추진합니다.
여덟, 참석하시는 모든 분들이 중심이 되는 산행을 이어갑니다.
아홉, 백두대간학교가 지향하는 산행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땅 여러 갈래로 백두대간의 아름답고 소중한 산줄기를 찾아갑니다. 그 아름다운 산줄기를 늘 함께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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