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손 대표에게 전화를 건 이명박 당선인은 약 12분 동안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서로 대화로서 협의가 안 되면 우리는 원안을 갖고 갈 수 밖에 없다"고까지 했다. 합의처리가 어려워지면 통일부 존치 등 기존의 합의사항마저 무위로 돌릴 수 있다는 고강도 압박을 가한 격이다.
신당 "야당 대하는 태도에 진지함 떨어져"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정부 골간에 관한 사안인데 일방적으로 끌고갈 문제가 아니다"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신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목에서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손 대표에게 정부조직 개편안의 배경과 필요성, 당위성을 설명한 뒤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내각이 공백없이 제때 출범할 수 있도록 대통합신당이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이 당선인이 손 대표에게 간곡하고 절실히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앞으로 두 분은 실무차원에서 여러 다양한 경로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주 대변인은 "당선인이 손 대표에게 회동을 직접 제안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채널로 대화를 계속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새 정부의 출범을 축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면서 "융통성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신당 우상호 대변인이 밝혔다.
손 대표는 "향후 보다 더 실무적으로 진지한 대화를 지속해 나가자"는 뜻도 전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분 간의 전화통화 정도로 정부조직개편안을 설득했다고 판단한다면 이명박 당선인이 야당을 대하는 태도에 진지함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명분쌓기용 공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우 대변인은 이명박 당선인과 손 대표의 회동 가능성이 언론에 먼저 보도된 것을 두고는 "만나자는 연락도 없이 만날 것이라는 이야기만 흘려놓은 방식의 언론플레이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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