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제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선거를 돕는 게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믿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인데, 혁신위의 제안처럼 다른 선택을 하는게 더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 누구나 희생하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특히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희생해야 하며, 저는 대표인 만큼 솔선수범할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혁신위가 요구한 부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상곤 당 혁신위원장은 "문 대표는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우리 당 총선 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2007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후 우리 당을 이끌었던 정세균·이해찬·문희상·김한길·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은 열세 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 달라"고 했었다. (☞관련 기사 : 김상곤 "문재인, 부산에 나와라…희생 필요")
반면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같은날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설명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열세 지역 출마'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인은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서울 노원병은 서민과 중산층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고,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그 분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이 본질적인 혁신을 먼저 하고, 그에 따라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포함한 전·현직 대표들의 총선 출마 지역 문제가 거론되는 것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혁신 작업이 마무리되면 열세 지역 출마를 재고할 수 있느냐'고 기자들이 거듭 묻자 그는 "재고 이전에, 기본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해보면 우리 당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라고 즉답을 피하며 "본질적 혁신을 먼저 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한 다음 총선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라는 말만 반복했다.
다른 전직 대표들도 측근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은 "세종이 우세 지역인가? 당 대표였다는 것 때문에 거명되는 것 같은데 얼마만큼 더 희생하라는 건가"라고 발끈했고,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측도 "의정부 등 경기 북부는 당의 총선 요충지"라며 "일괄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정세균 전 대표의 측근은 "사실 종로는 적지 아니냐. 지금도 열악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악을 쓰고 있는데…"라고 했고, 김한길 전 대표 측은 "김 전 대표는 반응을 내지 않고 묵묵히 지역구를 다닐 것"이라며 '무대응'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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