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2일 오후 숭례문 소실의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개인 휴가와 공식 출장 일정을 합해 지난 6일 프랑스로 출국했었던 유 청장은 전날 급거 귀국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 직전 기자들을 만났을 때만 해도 "제가 사직하는 것이 맞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비가 먼저다"며 '수습 후 사임'을 시사했었다.
결국 유 청장의 사임에는 청와대의 의중이 뭍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유 청장의 사의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청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숭례문 화재 상황 및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했다. 배석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유 청장은 "국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 대해 문화재청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불비한 법률체계 정비를 통한 소방시설 확충 제도화 △2005년 4월5일 낙산사 화재를 계기로 수립한 중요 목재 문화재 124건에 대한 방재대책 재점검 △적외선 등 문화재 침입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 △수막설비 등 외국 첨단 방재시설 도입 및 운용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국가지정 문화재 경보·방재 시스템을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낙산사 화재 사고 이후로 수립한 목조 문화재 관련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는 물론 수립한 계획 그 자체에는 문제점이나 한계가 없는지 세부 실행계획이 수립되고 이행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기존의 계획을 이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예산이나 전문인력, 기술 등 물적, 인적 지원에 대한 계획이 합당하게 세워져 있는지를 살펴보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 나가는데 있어서 이런 점들을 고려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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