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중진 의원들의 재신임 투표 철회 요청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열자는 중진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 이종걸 원내대표가 부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기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내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걸 원내대표의 '의원총회를 열어서 뭘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발언은 문 대표 흔들기를 넘어서 재신임 자체를 무력화하고 흔드는 것으로 읽힌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중진 의원을 대표하는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문 대표를 만나 재신임 투표를 재고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중진 의원들은 국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재신임 투표를 하는 대신, 오는 20일 오후 당무위원과 의원 합동총회를 소집해 문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정치적 재신임'을 추인하는 절차를 거치자고 제안했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도 있었다고 최 총무본부장은 전했다.
이종걸 "의총 연다고 문 대표가 (재신임) 철회하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가 오후에 "(의원 합동총회를 소집할지 여부를)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연다고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 실시 입장을) 철회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면서 갈등은 폭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열어서 뭘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의총을 제가 마음대로 열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요일에, 국정감사 중에 사람들(의원들)을 오게 한다는 게 어떨지 의논을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오전에 중진 의원과 문 대표가 만난) 현장에 있던 원내대표가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이것은 무조건 대표 물러나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안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라며 "(이 원내대표는) '재신임 투표 자체도 하지 마라. 통과될까 봐 그러는 것이다'라는 발언도 며칠 전에 하셨다"고 반발했다.
최 총무본부장은 "(문 대표가) 당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서 일요일까지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원내대표가 바로 이를 뒤집고 흔드는 발언을 했다"면서 "그래서 불가피하게 다음 주에는 전 당원과 국민에게 대표 재신임 문제를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신중히 고려" → "혁신안 통과와 재신임 연계시키는 건 아전인수"
문 대표는 중진 의원과 만난 직후인 이날 오전까지는 의원총회 소집을 통한 재신임 방안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이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입장을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 통과와 재신임을 연계시키는 것은 아전인수"라며 "혁신안이 중앙위원회를 통과됐다는 것이 재신임을 묻는 것을 번복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을 묻겠다고 제안한 것 자체가 당내 계속되는 분란을 이제 끝내자는 뜻이었다. 그 방안으로 재신임 제안을 한 것"이라며 "재신임을 묻는 것을 받아들이고 결과에 승복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지금도 그 방법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중진께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의견에 귀를 열어 놓고 경청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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