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준비…조각만 남았다

관료·교수 강세 이어질 듯…기업인은 쏙 빠져

10일 이명박 당선인이 청와대 수석급 인사 인선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제 관심은 조각 명단으로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 인사와 맞물려 돌아가는 각 부처 장관들의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문제, 당선인 측근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총선출마 열풍 등으로 인해 최종 낙점에 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인수위원 인선이나 청와대 대통령실 인선 때와 마찬가지로 조각에서도 교수, 관료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안배 등이 고려될지도 관심사다.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강만수 간사가 1순위

▲ 기획재정부 장관에 유력한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연합뉴스

'공룡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신생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는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거의 확정적이다. 재경원 차관, 관세청장 등을 지낸 강 간사는 당선인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을 뿐더러 조직장악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치성향'이 강하는 평가도 적지 않다.

산자부를 기반으로 해 역시 덩치를 키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는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과 박봉규 대구부시장이 복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윤 전 장관은 현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인물이지만 일찌감치 이명박 캠프에 몸을 담았고 지식경제부 장관이 아니면 다른 자리에라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해수부 일부 기능과 식품산업의 일부 기능을 이관 받게 되는 농수산식품부 수장으로는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장과 윤석원 중앙대 교수가 유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한미FTA 반대 진영의 이론가 중에 한 사람이었던 윤 교수는 이명박 캠프의 농업정책을 총괄하다시피 했다.

한반도 대운하를 담당하게 될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로는 최재덕 전 건교부 차관, 정동환 전 철도건설이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법무부와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종빈 전 검찰총장, 이상희 전 합참의장이 유력하다. 이들은 현 정부 고위 인사 가운데선 상대적으로 보수적 인사로 평가받았었다.

한편 존치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통일부 장관으로는 남주홍 경기대 교수와 남성욱 고려대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남주홍 교수에 대해서는 보수 성향이 너무 강해 통일부 장관에 적합치 않다는 평가가 높은 편이다.

이밖에 문화부 장관에는 이 당선인의 취임준비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임장관과 국정원장 후보군은 여전히 베일 속이다.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한 자리가 되는 특임장관은 경제 쪽에 특화된 인물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장 인선은 대통령 취임 후가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고 법무부 장관 인선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민정수석도 검찰 출신인 상황에서 국정원장에도 검찰 출신을 앉힐 경우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한 임기를 채우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게 될 지도 관심사다.

한편 청와대 인선에 이어 조각 후보군에도 기업인 출신들이 거의 거명되지 않는 것이 흥미로운 현상이다. 삼성 비자금 문제와 연관된 인사도 있고 각종 도덕성 검증에서 걸려 청문회 통과를 장담키 힘든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신 기업인들은 청와대에 설치될 국가경쟁력특위나 각종 위원회 조직에 중용될 것으로 보이고 적잖은 숫자가 한나라당 공천 관문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조각 명단은 금주 초에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