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입니다. 프레시안 조합원들과 함께 시작한 주말 출사 모임도 벌써 또 한 계절을 보냈습니다. 지난 여름 출사지는 노량진 수산시장과 도심 축제 현장, 한양 도성길이었습니다.
1971년 만들어져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은 그동안 서울에 신선한 해산물을 공급해 왔습니다. 1호선과 9호선이 교차하는 노량진역과 연결되고 살아 있는 싱싱한 해산물을 싼 가격에 만날 수 있어 주말에도 북적이는 명소입니다. 40년 넘게 이어온 시장의 풍경은 그러나 진행 중인 현대화 사업이 완료되면 볼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시장 옆에 지어지는 거대한 복합 상가는 다음 달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입니다.
2000년 시작된 서울 퀴어문화 축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입니다. 16회를 이어오는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올해에는 서울광장과 도심 일대에서 대규모 퍼레이드까지 열었습니다. 강렬한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퍼레이드에는 수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참가해 뜨거운 호응을 보냈습니다. 올해의 슬로건은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 레볼루션!". 퀴어 축제는 매년 여름 서울에서 영화제, 퀴어파티, 퍼레이드, 토론회, 사진전 등을 엽니다.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북대문 격인 숙정문을 보려면 청와대 뒷산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혜화문을 시작으로 와룡공원을 거쳐 숙정문과 창의문까지 연결되는 한양 도성길의 대표적인 코스인 백악구간(4.7Km)은 2006년에야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이곳에는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인 1.21사태 당시의 총탄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이 사건 직후 박정희 대통령이 곧바로 예비군 창설을 지시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죠.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백악마루의 전망은 백미입니다.
더위가 식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름 날이 벌써 추억 같습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조합원들과 함께 한 그 때의 사진들을 가을 문턱에서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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