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달 중 선보일 새 운영 체제(OS) iOS9에 광고 차단 기능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서 우리나라 언론의 주요 수익원인 페이지뷰(PV,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의 페이지를 본 횟수. 언론의 광고가 페이지와 함께 사용자 브라우저에 다운로드 되므로, 광고 노출 횟수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의존 모델의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놓고서 우리나라 언론의 주요 수익원인 페이지뷰(PV,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의 페이지를 본 횟수. 언론의 광고가 페이지와 함께 사용자 브라우저에 다운로드 되므로, 광고 노출 횟수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의존 모델의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OS9이 선보일 변화에는 뉴스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애플이 국내 포털처럼 직접 언론사와 계약해, 해당 언론사의 뉴스를 묶어 보여준다. 이 앱에 들어온 언론사는 직접 영업이 가능하다. 애플뿐만이 아니다. 삼성과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플레이어도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좋든 싫든, 국내 언론이 지속적인 변화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광고,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국내외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오는 9일(현지 시각) 공개할 iOS9에 광고 차단을 지원하는 '콘텐츠 차단' 서비스를 선보인다. 애플이 직접 해당 기능을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사용자들이 해당 앱을 만들어 배포하면 이를 손쉽게 적용해 아이폰의 웹브라우저 사파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크롬, 파이어폭스 등의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는 PC 사용자에게는 보편화된 기능이다. 해당 웹브라우저에서는 광고를 손쉽게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배포된다.
이를 놓고서 광고 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언론이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뉴스 소비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상황에서 나온 소식이기 때문이다. <지디넷코리아>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교가 운영하는 니먼저널리즘 랩은 지난달 31일 "iOS9 공개가 임박하면서 미디어업계에 광고 차단 기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 기능이 미디어업계에 "악몽과도 같은 존재"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니먼저널리즘 랩은 기사 유료화 등 콘텐츠 자체 수익을 내지 못하고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작은 매체가 큰 타격을 입으리라고 봤다. 나아가 페이지뷰 올리기에 의존하는 언론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니먼저널리즘 랩이 위험 신호를 준 매체 형태는 한국 언론에 100% 들어맞는다. 한국 언론 중 모바일이나 웹에서 의미 있는 유료화에 성공한 모델은 없다. 이미 포털 경험을 통해 페이지뷰 의존 경영이 상식화되어 있다. 다행인 건, 국내 아이폰 이용자 비율이 20% 미만이라는 점 정도다.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은 3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광고 차단 서비스가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네이버 등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미 언론의 포털 종속화가 진행되어 있다"며 "지금은 새로운 위기가 더 왔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뉴스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응을 주문했다.
언론사의 위기일 뿐
애플은 광고 차단 지원과 함께 자사의 뉴스 서비스 앱 출시도 밝혔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는 참여 언론사가 50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서비스에서 개별 언론사에 이용자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애플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또 애플이 직접 뉴스 유통 시장, 나아가 콘텐츠 제작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페이스북 역시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를 구독하는 독자는 서비스 내에 올라온 뉴스를 읽을 때 일일이 개별 언론사 홈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페이스북 앱 내에서 기사를 볼 수 있다. '네이버뉴스' 서비스와 비슷하다.
이들은 자사 서비스 참여 조건으로 같은 모델을 언론사에 제시했다.
'앱 참여 언론사는 앱 내부에서 직접 광고 영업이 가능하다. 우리(애플이나 페이스북)가 유치하는 광고 수익도 언론사에 70%를 제공한다.'
'앱 참여 언론사는 앱 내부에서 직접 광고 영업이 가능하다. 우리(애플이나 페이스북)가 유치하는 광고 수익도 언론사에 70%를 제공한다.'
이면에는 이와 같은 의미도 내포했다.
'우리(애플)는 당신(언론사)의 모바일 웹페이지에 뜨는 광고는 모두 차단하기로 했다. 우리(페이스북)는 독자가 당신(언론사)의 홈페이지로 넘어가 우리 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당신(언론사)이 우리(애플이나 페이스북)에게 기사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고정 수입은 기대할 수 없다.'
'우리(애플)는 당신(언론사)의 모바일 웹페이지에 뜨는 광고는 모두 차단하기로 했다. 우리(페이스북)는 독자가 당신(언론사)의 홈페이지로 넘어가 우리 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당신(언론사)이 우리(애플이나 페이스북)에게 기사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고정 수입은 기대할 수 없다.'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 랩장은 "언론과 뉴스 서비스 플랫폼의 제휴 구도가 바뀔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이들의 뉴스 서비스는 네이버처럼 고정된 정보 제공료를 언론사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간단히 말해, 광고 수입은 나누되, 공짜로 언론사 기사를 이용하겠다는 의미다. 독자 유치를 잘 하는 언론사는 이들의 플랫폼을 타고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언론사는 모바일 환경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이 팀장은 "네이버 등 국내 포털도 이들과 같은 방식, 즉 고정비가 들지 않는 언론 제휴 모델을 고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이처럼 뉴스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결국 개별 언론사는 새로운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페이지뷰에 의존하는 한국 언론에는 돌파구가 절실해 보인다.
이성규 팀장은 "앞으로의 미디어 환경이 결국 언론의 뉴스 유통 주도권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언론이 네이버의 정보 제공료,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탈피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익현 소장은 "지금 이야기되는 저널리즘의 위기는 엄밀히 말해 '언론사의 위기'다. '뉴스의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언론사가 대자본에 종속되리라는 우려가 커지지만, 오히려 뉴스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기술의 개발로 독자의 뉴스 접근도는 오히려 늘어났다.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하기에 언론이 이 기회를 잡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대기업들이 선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모바일 기술의 개발로 독자의 뉴스 접근도는 오히려 늘어났다.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하기에 언론이 이 기회를 잡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대기업들이 선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여전히 "뉴스는 최고의 콘텐츠"글로벌 플레이어의 뉴스 혁신 움직임과 이에 대한 언론의 대응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3일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을 서울 서교동 지디넷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익현 소장은 1989년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디지털조선>, <아이뉴스24>에서 일했다. 2007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네이티브 광고, 카드 뉴스 등 새로운 시도에 주목하면서도, 이 시도가 언제까지 유효할지에 의문을 표했다. 다만 "뉴스가 최고의 콘텐츠"라는 점은 모바일 시대에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사가 대응을 못할 뿐이라는 뜻이다.프레시안 : 급격한 속도로 뉴스 서비스 기술이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김익현 : 매체 단위 소비에서 개별 기사 단위 소비로 변화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리케이션 등의) 개별 플랫폼이 어젠다 주도권을 잡았다. 매체 브랜드가 더 이상 의미 없다.인터넷 뉴스 혁명 때만 해도 사람들은 매체 사이트를 북마크해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뉴스를 봤다. 이제는 수시로 뉴스를 볼 수 있다. 기술과 저널리즘의 발전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다.프레시안 :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김익현 : 뚜렷한 답이 없다. <뉴욕타임스>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모바일로 트래픽이 넘어갔는데, 거기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문제다. 애플의 콘텐츠 차단, 곧 iOS9에 적용되는 광고 방어 기능이 당장 이달 선보이면 모바일 광고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뉴스 앱에 들어온 언론사와는 광고 수익을 나누고, 언론사 지면 광고는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설자리를 더 좁게 만든다. 개별 언론사 차원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물론 한국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있다. 한국의 경우 아직 네이버 등의 포털로 인해 이미 언론의 포털 종속화가 진행되어 있다. 당장 큰 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뉴스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프레시안 : IT 기업이 왜 뉴스에 이처럼 큰 관심을 갖나?김익현 : 단말기 서비스 활성화에 가장 좋은 상품이 뉴스다. 우리 모두 뉴스를 주제로 대화하지 않나? 뉴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좋은 콘텐츠다. 세간에서 이야기되는 '저널리즘의 위기' 주체는 언론사이지, 뉴스가 아니다.프레시안 : 국내 언론사는 물론, 독자도 언론사 혁신을 요구한다. 어떤 게 대응 방안이 될까?김익현 : 혁신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나 자본력,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 언론은 혁신이 더 어렵다. 당장의 수익 기반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물적 토대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현 상태(절대적으로 광고주에 기대는 상태)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걸 알지만 버리지 못한다. 네이티브 광고(기사처럼 보이도록 잘 디자인된 광고)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 아니겠나? 실제 버즈피드는 네이티브 광고로 큰 수익을 올렸다.프레시안 : 네이티브 광고가 많이들 거론되지만 기존 언론사의 '광고 기사' 관행과 뭐가 다른지 의문이다.김익현 : 네이티브 광고도 아무나 못한다. <버즈피드> 등 주목받는 매체를 보면 이쪽에 큰 역량을 투자했음을 알 수 있다.사실 우리나라 언론사는 기획 협찬 형식으로 이와 같은 일을 오래 했다. 하지만 네이티브 광고는 이런 광고에 비해 콘텐츠성이 훨씬 강하다. 콘텐츠 제작 능력이 있어야 네이티브 광고도 잘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이끌 투자 능력이 국내 언론사에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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