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통을 폭발시키고 도주한 학생이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 부탄가스통을 터뜨린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이모(15) 군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 군은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한 공원 의자에 앉아 있다가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됐다. 검거 당시 이 군은 휘발유가 들어있는 1.5리터 페트병과 라이터, 대형 폭죽과 막대기형 폭죽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군은 검거 직후 집에 들러 어머니를 만난 후 "엄마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범행을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군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의 빈 교실에 들어가 소형 부탄가스통 2개를 폭발시켰다.
사고 당시 해당 학급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받고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교실 창문과 출입문 등이 부서졌다.
이 군은 폭발 장면과 함께 혼란에 빠진 학생들의 모습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뒤, 영상에 댓글을 단 네티즌들과 대화하고 언론 인터뷰에도 응했다. 이 군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승희처럼 테러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군은 지하철 4개 노선을 번갈아 타면서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군은 범행을 저지른 양천구 소재 중학교에서 지난해 2월까지 다니다가 누나의 고등학교 입학으로 서초구 소재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이 군은 서초구 중학교에서는 자신이 만든 화염방사기로 불을 지르려다가 실패했으며, 사건이 발각되자 "아이들이 뛰쳐나오면 흉기로 찌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 등교정지 처분을 당했고, 사건 당일인 1일부터 서울의 한 대안학교에 다닐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군이 서초구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 갈등을 빚자 그 학교에서 범행을 계획했지만 여의치 않아 전에 다닌 학교에서 사건을 벌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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