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지난 8월 4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남한 정부의 설명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규정했다.
대변인은 "접촉에 나왔던 청와대 안보실장 김관진은 우리가 '지뢰 도발'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긴장 완화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처럼 묘사하면서 '북이 주체로 되는 사과'를 받아냈다는 있지 않은 여론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의 주장은 조선 글자의 뜻과 단어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지의 산물"이라며 "남조선의 한 어학 전문가는 '유감표명'은 사실상 '문병을 한 셈'이라고 그 문구가 내포하고 있는 뜻을 명백히 찍어 밝히었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의 유감 표명이 잘못을 시인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변인은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은 너무나도 흔연하게 목격할 수 있는 한갓 사고일 뿐"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공식 입장을 통하여 남조선 당국이 근거 없는 사건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결심한 데 따라 일방적으로 행동한다면 정세만 악화시키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잊지 말라고 충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원칙'있는 대북정책이 이번 남북 합의를 가능하게 했으며, 남한이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어리석은 짓"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변인은 "쌍방의 합의는 벌어진 사안들에 대해 서로가 이해하고 인정한 기초 위에서 이룩되는 법"이라며 "북과 남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공동 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천박하고 비루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26일 새누리당 의원들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자리에서 "국민들의 안위와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끝까지 원칙을 가지고 임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기고만장하여 호기를 부려댄 것", "상식 밖의 일"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이번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박 대통령의 '원칙론'이 아니라 "핵무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방위력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의 위력에 의하여 이룩되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공동 보도문 발표 이후 청와대가 남북관계 진전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대변인은 "'과속'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야말로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들의 심술궂은 못된 속내의 발로"라며 "반통일 대결분자들에 의해 잃어버린 귀중한 시간을 회복하자고 해도 그렇고 현 북남관계상황을 놓고 보아도 최대로 모든 것을 앞당겨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상대에 대한 오판은 기필코 북남관계에 치명적인 후과를 미치기 마련이라는 것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남조선에서 벌어지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 민족화해의 귀중한 싹은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며 북남관계는 기필코 대결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에 대해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동 보도문에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관련된 문항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라며 "지금은 합의문에 대해 일희일비,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고, 남북이 함께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할 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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