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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기득권 내리고 개혁해야"…새누리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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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기득권 내리고 개혁해야"…새누리 '시큰둥'

정기국회 개회사 통해 선거제도 논의 주문했으나…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에 구성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빈손 종료'를 우려하며, 국회가 지역구 등의 기득권 지키기에서 벗어나 스스로에 대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 개혁은 연일 목청껏 외치면서도, 정작 지역구 지키기에 급급해 비례대표 축소를 거론하는 등 자기 자신에 대한 개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중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정 의장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일인 1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국회가 "기득권에 안주하는 지역주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으로 개회사를 했다.

그는 "어제 정치개혁 특위가 또다시 빈손으로 종료했다. 이렇게 가다가는 선거구 획정안 제출 시한조차 지킬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면서 "선거 제도 개혁을 포함한 근원적인 정치개혁은 아예 의제로 오르지 못하는 점도 참으로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정 의장은 "구조 개혁을 위한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때문이라면, 거기서 바로 국민과 국회가 멀어지는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정 의장은 사표 방지와 이를 통한 다당제 정착을 위해 현행 소선거구 제도를 벗어나 중대 선거구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소수 정당이자 제3 원내 정당인 정의당, 그리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통한 비례대표 의석 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방법론 측면에서 정 의장의 주장과 야당의 주장은 다르지만, 다당제 정치 환경 조성과 사표 방지 등 정치 개혁 취지에 있어서는 맥을 같이 한다.

정의화 "기득권 안주 지역주의 극복해야" vs. 친정 새누리 '시큰둥'

이처럼 정 의장이 여야 의원들에게 호소한 내용의 핵심은 '지역구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었으나 정작 정 의장의 '친정'인 새누리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날 이 같은 선거제도 개혁 등을 논의해야 할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이 다 되자 "정개특위를 다시 구성해서 해결할 것이냐, 아니면 상임위(안전행정위)에 맡기고 정치적 협상을 해서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개특위에서의 정치개혁 논의에 공을 들여 온 정의당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 대표는 또 "현재 우리나라 정치 구도는 양당 체제"라고 주장하더니 "다당제로 가려면 큰 틀을 바꿔야지 조그만 틀을 바꿔서 다당제로 간다는 것은 원래 취지에 맞지 않다"며 야권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요구를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물론, 새정치연합에서도 농·어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으로 고정되는 한 비례대표를 과감히 축소하고 지역구 의석을 적극 확대한다(강창일·유성엽·황주홍 28일 공동 발표문)"는 주장이 대놓고 나오고도 있다.

이들 농·어촌 지역 의원 15명이 속해있는 '농·어촌 지방주권지키기 의원 모임'은, 정 의장이 '기득권에 안주하는 지역주의 정치 극복'을 촉구한 이날 회의가 산회하자마자 본회의장에서 가까운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만나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대책 논의를 하기에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

새누리당과 야당 일부 의원들의 이 같은 태도에 정의당은 결국 정기 국회 개회일을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농성을 시작하는 것으로 맞았다. (☞ 관련 기사 : 정의당, 비례대표 축소 반발 긴급 농성 돌입)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날 개회식에서도 5분 자유 발언을 신청해 "김 대표의 양당제 발언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이야기"라면서 "왜곡된 선거 제도가 기형적인 양당제를 만든 것이지, 양당 제도이기 때문에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궤변이자 기득권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의화 "대화야말로 남북 관계 푸는 가장 좋은 방법"

정 의장은 이 외에도 개회사를 통해 경기 침체와 양극화 심화, 이에 따른 지역·계층·이념·세대 갈등을 해결하는 데 정치권과 정부, 기업, 언론과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야말로 남북관계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국가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세우기 위한 '국회 미래연구원' 추진이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가 채무와 가계 부채의 위기, 자영업 위기, 높은 청년 실업률, 고용 불안과 비정규직 확대 등의 한국 사회 문제를 열거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창조적 도전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도, 정부도, 정치권도, 심지어 언론과 시민사회조차 도전과 열정보다는 기득권에 기댄 관성과 책임 떠넘기기가 팽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또 간만에 찾아 온 남북 화해 모드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이번 합의를 통해 평생 분단의 고통을 품고 살아온 이산가족들이 부모 형제를 만날 기회가 열려서 다행"이라면서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리 국회에서도 이산가족 상봉과 당국자회담 등 남북 합의사항들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신성장 동력을 찾는 문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문제, 고령화 시대 삶의 질 문제, 남북관계 문제, 동북아 질서 문제 등 중장기적 국가전략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후 "(국회의장) 취임 이후부터 국회에 정부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미래 전략을 조율하면서 국회의 미래 지향적 정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국회미래연구원'을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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