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완승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원 롯데, 원 리더(One Lotte, One Leader. 하나의 롯데, 하나의 지도자)'라는, 신 회장의 포부는 현실과 더 가까워졌다. 한국과 일본 롯데를 하나로 아우르는 최고 경영자의 자리는 신 회장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17일 오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주주총회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총이 끝난 뒤, 롯데 그룹 측은 "주주들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희망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신 회장도 발표문을 통해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문에서 "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며, "롯데 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 경영을 중시해왔고 임원들의 취임과 해임에 대해서도 모두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해 왔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상정된 안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참의원)과 후생노동대신 세무관을 지낸 사사키 토모코 테이쿄대학교 법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다른 하나는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의한 방침의 확인' 안건이다. 두 안건 모두 신 회장이 제안했다. 구체적인 지지율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가 확인되면서, 지난 20여 일 동안 공개적으로 진행된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은 신 회장의 승리로 결론지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원 롯데, 원 리더'라는, 신 회장의 포부가 현실이 되기까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날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은, 경영권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물론,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점이 확인됐으므로 경영권 관련 안건 역시 쉽게 통과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주주들에게 충분한 배당 약속을 하지 않는다면, 일부 주주들은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 신 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그가 형 및 아버지에 비해 '주주 가치'를 더 중시한다는 점을 꼽는 이들이 많다. 이는 뒤집어 보면, 신 회장이 '주주 가치'에 역행한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드러난 중국 사업의 천문학적 부실 역시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사업은 신 회장이 주도했으며, 이 사업의 손실은 결국 주주에게도 손해다.
다른 변수는 소송이다.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이 지난 6월 신격호 롯데 그룹 총괄회장을 해임하고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의 발표문최근 롯데 그룹의 이사 해임 문제로 인해 한국, 일본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당사의 상품, 서비스를 사랑해주시는 고객 여러분을 비롯해 롯데 그룹의 모든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오늘 개최된 당사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 선임과 규범 준수를 강화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이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사태의 조기 해결과 재발 방지를 방지를 도모하기 위한것이었습니다.이로써 롯데 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및 경영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철저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저는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합니다. 롯데 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 경영을 중시해왔고 임원들의 취임과 해임에 대해서도 모두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해왔습니다.이번에 사사키 토모코 씨가 사외이사로 취임 한 것을 계기로 열린 경영을 한층 더 가속해 나가겠습니다.저희 롯데 그룹은 고객에게 즐거움과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풍요로운 생활에 공헌하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양국 롯데가 각각의 경영성과를 높이는 한편, 시너지를 발휘해 세계 시장에서 롯데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공헌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