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놀이 문화가 실종됐다. '놀이' 자체를 하릴없는 일, 괜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 탓도 있지만, 일찍부터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어른들이 계획한 학습법에 맞춰 놀기 대신 공부를 한다.
놀이, 어린이들에게 정말 불필요한 일일까? 1957년 5월 5일 공포된 '어린이 헌장' 중 5항은 어린이의 놀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전국 초등학교 1~6학년 200여 명은 지난 4월 25일 '어린이 놀이 헌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부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린이의 놀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놀 시간이 별로 없는 것도 불만이지만, 한꺼번에 마음껏 놀지 못하고 10분, 20분 단위로 짬짬이 놀아야 하는 것도 큰 불만요소였다. 아이들이 원하는 하루 4시간의 놀이시간은 방과 후에 어떠한 학원도 가지 않고 다른 활동을 하지 말아야 가능한 시간이다.
어린이의 놀이를 방해하는 요소로 가장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32.6%)을 꼽았다. 공부(18.1%), 학원(15.2%), 숙제(14.5%), 정해진 시간(9.4%) 때문에 놀기 힘들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고, 학원을 돌고 나면 피곤하고 힘들어서 놀기 어렵다는 의견도 5.1%였다.
'어떻게 놀면 더 신나고 행복할까!'에 대한 토론 결과,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의견이 49.6%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뿌듯하게 논다'가 10.2%의 공감을, '친구와 함께'와, '자유롭게 놀 때'가 각각 7.3%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즐거운 놀이를 위해 특별한 환경을 제공하거나 놀이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원하는 건 제 마음대로 시간 제한 없이 놀기를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린이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어른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부모들이 내놓은 여러 의견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공감한 것은 '잔소리하지 않기'가 39.5%로 가장 높았다. 자유와 여유를 달라, 우리 의견을 존중해달라 하는 요구도 그 뒤를 이었다. 이날 원탁회의에서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가장 사용 빈도수가 높은 단어도 1위가 자유, 2위가 행복이었다.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중요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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