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반격에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과 각 정당이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선 대 대한 반격이다.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인상비평을 하고 나선 데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날 정부혁신전문가들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대(大)부처 체제로 정부 조직축소를 골자로 하는 차기 정부의 방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었다.
"국민들 관심사, 통폐합이 아니라 '서비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별도의 공식논평을 통해 "정부조직개편이 속전 속결식으로 진행되고 절차가 부실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우리 정부의 조직운영, 과거의 우리 경험, 외국의 사례 등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없어 보이고 충분히 검증된 논리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정부조직 개편안은 30여 국가의 실증적 사례를 검증하고, 수많은 시뮬레이션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국민의 여론"이라면서 "국민들의 관심사는 부처가 합쳐지느냐, 쪼개지느냐가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가 좋아지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이경숙 위원장 등 인수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조직 개편의 당위성을 충실히 홍보해 줄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은 "정부 부처가 폐지되거나 합쳐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면서 "기능 재편이 중심인데 자리를 갖고 이야기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청와대와 정치권, 그리고 일부 부처가 인수위의 개편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피력했다.
또 이 당선인은 "다른 정당에도 적극적으로 잘 설명해서 정부조직법이 잘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 사무실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은 융합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폐지되는 게 아닌데…"라면서 통일부 폐지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정원장 사표수리 유보…"靑, 국민여론을 직시하라"
인수위는 '대화록 유출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만복 국정원장에 대한 사표수리를 유보키로 한 청와대의 방침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나섰다.
이동관 대변인은 "청와대는 (대화록이) 국가기밀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사안은 국기문란행위이며 유야무야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수위의 입장은 단호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김만복 원장도 대화록이 국가기밀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청와대는 국민의 여론을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앞서 "김만복 원장의 행동은 분명히 부적절했지만 당시 방북과 관련해 근거 없는 의혹들이 나오는 상황이라 해명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 대변인은 "언론과 정치권은 제공된 문서가 기밀문서라고 단정하는데 그렇게 보기 어려우며 국가기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사표수리 유보'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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