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해송 보호수 중 규모(수관폭)가 가장 큰 제주시 해안동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완전 고사했다.
[제주의소리]가 6일 오후 제주시 해안동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정번호 13-1-14-29의 보호수인 해송이 고사한 채 방치돼 있었다.
수령 200년인 이 소나무는 높이 12m, 전체 나무 폭이 29m, 밑둥 둘레만 8.2m에 이른다. 성인 5명이 팔을 벌려야 나무기둥을 감쌀 수 있을 정도로 도내 소나무 중 흉고둘레가 가장 크다.
보존가치가 높아 지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지만 2013년 여름부터 불어 닥친 소나무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했다.
제주시는 재선충병 감염을 막기 위해 2013년부터 예방약을 투입했지만 2014년 가을 잎마름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그해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재선충병 감염 판정까지 내려졌다.
당시 국립산림과학원측은 보호수에 적정한 방법으로 예방약을 투입하지 않아 재선충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 한 민간업체가 생물학적 방법으로 감염된 소나무를 살려내겠다며 별도의 약물을 투여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감염된 나무 가지까지 잘라냈다.
위풍당당하던 해송은 곧바로 본모습을 잃었다. 이후 빠른 속도로 고사가 이뤄지며 사시사철 푸르던 잎들이 현재는 모두 갈색으로 변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도내 해송 보호수는 39그루에 이르렀지만 2013년부터 재선충병 공격을 받아 올해 2월까지 제주시에서만 해송 4그루가 고사됐다.
제주시는 완전 고사한 나무에 대해서는 연차적으로 보호수 지정을 해제하고 해안동 고사목에 대해서도 이르면 9월부터 보호수 해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귀포시에서도 보호수로 지정된 해송 4그루 중 안덕면 사계리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지난 5월12일자로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보호수는 '제주특별자치도 보호수 및 노거수 보호관리 조례'에 따라 관리되는 수령 100년 이상의 수목이다. 도내 최고수령 보호수는 제주시 도평동 해송으로 수령이 600년에 이른다.
도내 6381ha 면적의 소나무 100만 그루 중 보호수는 제주시 35그루, 서귀포시 4그루 등 단 39그루에 불과했다.
이중 5그루가 재선충병으로 완전 고사돼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해안동 해송마저 보호수 지정이 해제되면 도내 해송 보호수는 33그루로 줄어든다.
제주도는 해송과 팽나무 등 도내 164그루 전체 보호수를 지키기 위해 올해 사업비 8600만원을 투입해 예방약품을 주입하고 외과적 수술을 통해 생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나무가 자라는 기세(수세)가 약한 보호수는 토양을 개량하고 고사지 제거와 영양제 공급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아직 다른 소나무 보호수에서는 재선충병 감염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해안동 해송은 보호수 지정 해제 후 주변 감염을 막기위해 잘라내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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