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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나긴 했지만…냉랭한 李-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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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나긴 했지만…냉랭한 李-朴

박근혜 "내가 얘기하니 모욕감 느끼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다시 대면했다.

중국 특사단장에 지명된 박 전 대표와 함께 중국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접견하고 오찬을 갖기 위한 자리였지만, 공천갈등을 둘러싼 당 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회동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李당선인 "웃어야지, 안 웃으면 또…"

이날도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 사이에는 시종일관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 4개국 특사단 회동을 통해 대면하면서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붙어 서 달라"는 참석자의 요청이 있고 나서야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 했었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냉랭한 분위기는 이날도 이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당선인은 이미 앞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총선의 국민적 요구를 '변화'라고 규정하면서 "당의 어느 누구도 개인적 이해나 계보의 이해를 떠나 협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은 뒤였다.

당 내의 '물갈이 논란' 등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던 박 전 대표도 전날 자신을 지원했던 당협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난 모든 각오가 돼 있다"며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었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와 가깝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까지 했었다.

이 당선인은 이날 미리 도착해 있던 박 전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누면서도 "웃어야지, 안 웃으면 또…"라면서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공개된 면담 시간 동안에도 간간히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 이 당선인과 특별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왕이 특사와 함께 만난 자리였던 만큼 당 내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朴 "할 얘기 다 했다…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에 앞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여성신문사 주최로 열린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 수상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할 이야기는 다했다"면서 "당에서 어떻게 하느냐만 남아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지난 번에 할 이야기는 다 했다"며 "당에서 어떻게 하느냐만 남아있고, 지켜보고 있다"고만 답하는 등 단호한 태도를 이어갔다.

그는 강재섭 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모욕감을 느낀다"고 비판한 대목에 대해서도 "당 대표에게 궁금한 것은 그런 (물갈이 발언 등) 일련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모욕감을 느끼지 않고, 제가 이야기하니 모욕감을 느낀다는 것이냐"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왕이 중국 특사 "이 당선인, 조속히 방문해 달라"

한편 왕이 특사는 이날 이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후진타오 주석께서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했다"면서 공식 초청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오는 8월로 예정된 베이징 올림픽과 10월로 예정된 'ASEM 회의'에도 이 당선인을 공식 초청한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이명박 당선인은 "한국이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고, 일본과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중 양국의 경제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협력적 관계를 업그레이드 하자"고 말했다.

왕이 특사도 "이 당선인이 파견하는 박근혜 특사를 환영하며,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양국관계가 발전하길 희망하는 게 중국 정부의 의사"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오는 16일 중국으로 출국해 특사로서의 임무를 수행한 뒤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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