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차기 정부에선 그런 일이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1차 종합업무보고 자리에서 "자화자찬이 아니라 이번 인수위는 일을 아는 분들이 모여 차분히 일을 잘 해 왔다고 높이 평가하지만, (그런 지시를 한 것은) 전체적으로 보면 옥의 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방향을 잘못 정하면 사고가 난다"면서 "예민한 언론문제를 보고하라고 하는 것은 차기 정권에 맞지 않는 사고"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고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고를 가진 것이 잘못됐다"며 "진상이 밝혀졌다고 하지만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가공모 의혹까지…인수위 "전혀 사실 아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자 이 당선인이 직접 진화에 나선 셈이지만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의 연루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CBS>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인수위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언론사 간부성향을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진원지를 파악한 결과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의 모 전문위원이 박 전문위원에게 조사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언론사 간부들에 대한 성향조사 지시가 박모 전문위원의 '개인적 돌출행위'이라는 인수위의 자체 판단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인수위 측은 지난 12일, 이번 언론인 성향조사는 문화관광부에서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박모 국장의 개인적 돌출행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전하 인수위 부대변인은 "박모 전문위원 외에 또 다른 전문위원이 공모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 부대변인은 "현재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라며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신당 "민주주의 위협하는 5·6공식 언론관"
대통합민주신당도 공세에 나섰다.
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러한 일을 어떤 사람들이 진행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면서 "과거 5·6공식 언론관을 갖고 언론을 다루려 했다면 민주주의를 심각히 위협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언론사 간부의 성향 파악을 위해 관계 기관을 동원한 데 대해 인수위는 위원장이 직접 사과하고 관련자를 문책했다고는 하지만, 언론사 간부의 성향을 조사하도록 했다는 것은 단순히 실무자의 개인판단으로 진행할 일은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납득할 만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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