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일대에 쾌속선을 이용한 '고속 뱃놀이 사업'을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맹독성 남조류가 창궐한 낙동강에 쾌속선을 띄우는 것은 이용객을 위험에 몰아넣는 것"이라며 "뱃놀이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한 반면, 달성군은 "창문을 닫고 운항하기 때문에 안정성에 문제없다"며 "오히려 산소공급을 해 녹조 제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사)생명그물' 등 8개 단체가 참여하는 <식수원 낙동강 지키기 시민행동>은 1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사문진 나루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일대 달성쾌속선 운항을 포함한 관광유람선 사업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녹조 현상 때문에 낙동강은 지금 독성 남조류의 배양소가 된 상태"라며 "강물과 직접 접촉하는 이용객들은 굉장히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수원 낙동강 지키기 시민행동'이 지난달 7일 낙동강 유람선 운항에 대한 위험성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점을 언급하며 "달성군은 시민단체의 합리적 제안에 일언반구도 없이 쾌속선으로 답을 했다"면서 달성군의 '불통행정'을 규탄했다.
달성군은 1일 오후12시 10분부터 화원유원지 사문진 나루터에서 '달성쾌속선' 운항을 시작했다. 달성쾌속선은 최고속도 70km/h로 26명이 승선할 수 있고 토․일요일․공휴일에는 하루 15번, 평일은 8번 운항되며 매주 화요일은 쉰다. 운항코스는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에서 출발해 강정고령보를 거쳐 옥포면 신당마을까지 왕복 20분이 걸린다.
운항 첫날인 1일에는 오후 5시 기준 70여명의 시민이 쾌속선을 이용했다. 이 같은 쾌속선 운항은, 지난해 10월 운항을 시작한 72인승 유람선 '달성호'의 이용객이 늘자 달성군이 쾌속선 운항까지 사업을 확대해 '사문진주막촌' 일대를 대구의 대표적 관광지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초대형 보가 만들어진 후 낙동강에는 연례행사처럼 '녹조라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죽어가는 강에서의 '뱃놀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녹조현상이 주로 강물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시민들이 유람선이나 쾌속선을 이용하다가 강물과 접촉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미 서구에서는 독성 남조류에 감염돼 물고기에서부터 야생동물, 가축 심지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월 22일 환경부 조류조사에 따르면 달성보 상류의 남조류 수치는 ㎖당 105,215셀을 기록했다"며 "이는 조류경보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로 즉각 '대국민 상황 전파' 단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임성무 사무국장은 "쾌속선이 오가는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 환경파괴도 예상되는데, 이는 사업을 주도한 달성군수의 자연파괴적 행동"이라며 "달성군은 쾌속선과 유람선 사업을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실제로 이날 쾌속선을 이용하러 온 관광객 중 일부는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을 눈으로 확인하고 표를 환불하기도 했다. 김천에 거주하는 50대 관광객 A씨는 "지나가다가 쾌속선 운항에 대한 현수막을 보고 한 번 와봤는데, 이렇게 강에 녹조가 많이 있는 줄 몰랐다"며 "가까이 가기가 겁이 날 정도"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에 대해 표준식 달성군 관광과 과장은 "유람선은 선박 자체 높이가 높고 2층만 야외 공간이라 강물과 접촉할 가능성이 적고, 쾌속선은 창문을 닫은 상태로 밀폐돼 운항한다"며 "강물이 튈 일은 없다"고 했다. 또 "오히려 배를 띄워 거품을 일으켜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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