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특수부' 격인 조사4국이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의 광고 대행사인 대홍기획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전날 롯데가(家)의 행태를 두고 "국민에 대한 역겨운 배신"이라며 정부가 이 사태에 개입할 것을 촉구한 것과 맞물려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 서울청 조사4국은 지난달 중순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조사4국은 기업의 탈세 등 비정상적인 활동에 징벌적 과세를 가하는 특수 세무조사 전담 조직이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조사 4국이 특수 세무조사를 전담하지만,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는 정기 조사 기간(4년)이 지나 이를 점검하는 것이 주목적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세무업계와 국세청 주변에선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탈세 조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국세청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첫 조사 동기가 정기 세무조사라고 하더라도, 롯데그룹의 비정상적인 기업활동이 백일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의례적으로' 마무리하기엔 내부적인 부담이 클 수 있다"며 "대홍기획의 탈세 등 혐의가 드러날 경우 세무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건설 허가 등, 이명박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특혜를 받았던 대기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정부 입장에서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롯데를 건드린다고 해도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벌 총수 특별사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비판 여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희생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