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 특사단의 출국에 앞서 각국 특사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던 만큼 공천문제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는 시종일관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붙어서 주세요" 요청에 '어색한 웃음'이…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 들어선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에게 "안녕하세요"라면서 간단한 인사를 건넸다. 이 당선인도 "오셨어요"라면서 짧게 화답했을 뿐이었다.
각국 특사단장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취하면서도 두 사람은 나란히 선 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가 "붙어서 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에야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거리를 좁혔다.
전날 "만약 당내 공천이 잘못된다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 "공천은 새 정부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박 전 대표는 대체로 굳은 표정을 보였다.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미리 도착해 있던 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면서도 박 전 대표는 끝내 이재오 의원과는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이상득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은 각각 일본과 러시아 특사를 맡았다.
반면 친박(親朴)진영과 사사건건 충돌해 왔던 이재오 의원은 이날 면담 직후 떠나는 박 전 대표를 엘리베이터까지 따라 나오며 배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약 40여 분 동안 이어진 이날 면담에서 '공천' 이야기는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특사단 출국을 앞둔 만큼 각국과 관련된 문제나 당부말씀을 서로 주고받는 자리였다"면서 "공천 등 당 내의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박 전 대표에게 "중국 측이 '한국이 중국을 소홀하게 대하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박 전 대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중국과의 관계가 갖는 중요성 때문에 비중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보내는 것이니, 중국에게 잘 이해시켜 달라"면서 "중국의 정책변경으로 국내의 진출기업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하는데, 그 점도 잘 파악하고 당국과 잘 협의해 달라"고도 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나가기 전에 진출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잘 정리해서 다녀오겠다"고 답했다.
주호영 대변인은 "대체로 편안한 분위기였다"면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많은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는 따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변인은 "두 분이 따로 만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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