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이 진흙탕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싸움이다. 두 사람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린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이 최근 국내외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지난 30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30일 KBS 인터뷰에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자필 서명한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지시서를 전격 공개했다. 자신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내용의 지시서도 함께 내놓았다. 여기에도 신 총괄회장이 서명이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해 초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자리에서 해임됐었다. 그리고 지난 15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 대표이사 가운데 한 명으로 선임됐다.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지시서는 이걸 뒤집는 내용이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이날 공개된 신 총괄회장의 해임 및 임명 지시서들이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인사의 경우 이사회 의결 등 상법상 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이어 롯데그룹 측은 평소 문서에 서명 대신 도장을 찍던 신 총괄회장이 해임 및 임명 지시서에는 서명을 한 사실만 봐도 그가 뚜렷한 판단능력으로 행한 인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아우르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 회사가 호텔롯데인데,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 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임명을 놓고 갈등이 격화된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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