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금융규제 없애겠다. 기탄없이 얘기하라"

금융사 대표 간담회…"법도 바꿀 것은 바꾼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9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을 바꿀 것은 바꾸고, 규제를 없앨 것은 없애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사 대표 간담회에서 "새로운 정부는 금융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환경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경제가 활기를 띠고 살아남기 위해 금융계가 기여할 바가 있다"면서 "금융산업이 자체적으로 크게 발전하고 선진화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산업, 투자기능 미약하다"
  
  이어 그는 "다만 한국의 금융산업이 많이 발전했으나 여러 부문에서 세계 30, 40위 수준에 머물고 있고, 특히 인베스트(투자) 기능이 미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확립한 자신의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을 언급하면서 "(당시) 정부와 대화해서 규제도 풀고 하자는 이야기를 했으나 (서울시와 정부가) 원만한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권이 바뀌지 않아 여러분들이 '이런 말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어떤 산업이 발전하려면 해당 산업의 종사자들이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하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하면 별 도움이 안 된다"면서 "오늘은 들으러 왔으니 기탄없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대형 금융그룹은 국익을 지키는 보고"라면서 "네덜란드가 영국과 프랑스에 맞서 정책적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를 키웠던 것처럼 우리도 중국과 일본에 맞설 수 있는 대형 금융그룹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금융사 대표들은 △금융채무불이행자에 대한 금융권 공동 관리 △금융산업 겸업주의 △금융규제 관련법과 제도 정비 등을 건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라 회장뿐 아니라 이 당선인과 고려대 동문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 등 시중 7개 은행장과 증권-보험사 대표 6명이 참석했다.
  
  이 당선인 측에서는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사공일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맹형규 기획조정분과 간사,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위원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