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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의 첫 무대, 키워드는 '규제완화'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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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의 첫 무대, 키워드는 '규제완화'와 '개방'

"대운하-새만금, 투자유치하려면 수익 보장돼야"

인수위에 참여한 뒤 국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인수위 산하 국가경쟁력강화 특위 데이비드 엘든 공동위원장이 내 놓은 '경제 살리기'의 핵심적인 방안은 '규제완화'와 '개방'이다.

엘든 위원장은 6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천명했다.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시장 개방 등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한국을 동북아의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방하지 않으면 한국은행만 손해"

엘든 위원장은 "두바이에 진출한 금융기관의 경우 거의 0%에 가까운 세제혜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정부와 독립적인 규제당국이 있다"며 "이는 두바이와 한국의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환경이 얼마나 개방되고 투명한가, 법과 경쟁원칙이 공정한가 등을 고려한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아직 한국이 그런 여건을 갖췄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5일 오전 만난 이명박 당선인과 데이비드 엘든 공동위원장. ⓒ인수위원회 제공

엘든 위원장은 "두바이의 경험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천진난만한 발상"이라면서도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두바이의) 모범규준 (best practice)이 한국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두바이와 같은 국제금융특별지구를 세운다고 하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고 경제규모가 세게 12, 13위인데 다른 경쟁국 수준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한국이 내부지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엘든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완전한 개방을 꺼리고 있지만, 해외투자를 꺼리면서 손해를 보는 것은 한국의 은행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선진화되고 우수한 경영진을 갖고 있는 한국의 은행들은 해외에서도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도 했다.

엘든 위원장은 "한국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수익을 본국으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꺼리고 있다"는 지적에 "만일 삼성이나 LG 등 한국의 기업들이 그렇게 했다고 한다면 비판을 받는 게 아니라 투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일상적인 기업활동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도 국제무대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누가 이기고 지느냐는 시각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운하-새만금, 투자유치하려면 수익 보장돼야"

이명박 당선인이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히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새만금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자금이 많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든 위원장은 "아직 그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의 경우 재정을 잘 구조화한다면 한국 내부 뿐 아니라 외자도 이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이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투자자들이 나에게 접촉하고 많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아직 구체적 의향을 밝힌 해외투자자는 없지만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일부 해외기업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보고 또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할 것인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엘든 위원장은 영국계 홍콩 상하이은행(HSBC) 소속으로 중동과 아시아 등지에서 약 37년 간 근무한 '국제 금융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기구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이명박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인 지난 2002년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대선기간에는 한나라당 선대위 경제살리기 특위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입국한 엘든 위원장은 5일 오전 이명박 당선인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국내외 경제 전반과 다보스 포럼, 해외 투자유치, 미국 재계의 분위기 등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인수위원회 업무조정회의에서 인수위원들과 투자유치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엘든 위원장은 앞으로 인수위에 상주하지는 않고 이 당선인 및 인수위 관계자들과 전화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수위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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