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또다시 파열음이 빚어졌다. 주요 현안도 아닌 정봉주 전 의원 사면 주장이 불씨가 됐다.
유승희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회의에서 "정치적 보복을 당하고 있는 정 전 의원은 사면 1호가 돼야 한다"고 공개 주장했다. 유 최고위원은 이어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오늘 회의) 의결 사항과는 좀 다른 얘기인데 먼저 말씀드릴 게 있다"며 정 전 의원 사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정 전 의원 사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당론에 반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그러자 이용득 최고위원이 "당이 왜 이 모양이냐"며 "똑바로 해"라고 유 최고위원을 향해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당에 흠집을 낸다"며 유 최고위원을 비난하고 욕설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프레시안>이 재구성한 두 사람의 대화 정황.
유승희 : 왜 반말하세요?
이용득 : 이렇게 했는데 ×발 내가 반말 못 하나? 왜 당을 물고 늘어지냐고. 당이 싫으면 떠나면 되지 왜 흠집을 내나?
유승희 : 사면 가지고 얘기한 거지, 내가 언제 당에 흠집을 냈어요? 그것도 사면 얘기는 비공개에서 했는데….
이용득 : 그게 트러블 메이커지.
이처럼 고성이 오가자, 이종걸 원내대표가 나서서 이 최고위원을 제지했고 문재인 대표도 양 측을 향해 "그만하라"고 말렸다.
앞서 두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최고위에서도 공개 설전을 벌이며 정면 대립한 바 있다. 유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그 동안 당헌을 무시하고 최고위 의결 등을 생략한 관행에 대해 당 대표의 사과와 즉각적 시정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하자, 이 최고위원이 "당이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라며 "모처럼 나온 분이 또 당 대표를 겨냥하고 (…하니.) 자괴감이 든다"고 유 최고위원을 비난한 것.
새정치연합 정당 혁신 전권을 부여받은 '김상곤 혁신위'는 지난 10일 "현재의 지도부는 계파 대리인의 권력 각축장으로 전락했다"며 "계파의 권력 배분과 힘겨루기 장으로 변질된 지도체제를 일신하기 위해 현행 최고위원제를 폐지한다"는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김상곤 "최고위원·사무총장직 폐지해 계파 문제 해결")
이같은 내용의 혁신안은 발표 직후 '최고위원 제도를 폐지한다고 계파가 없어지나?'라는 지적과 당내 반발에 직면했었지만, 점차 범주류 측을 중심으로 9월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을 통과시키자는 방향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다.
유 최고위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화가 오간 것을 확인하며 "다른 의견을 얘기하다 보면 고성이 오갈 수도 있고 싸울 수도 있는데, 자기랑 의견이 다르다고 반말을 하면 되나"라며 "이렇게 수위를 높여 공격할 게 아닌데 (이 최고위원이)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할 것인지 묻자 유 최고위원은 "일단 너무 놀라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추스르는 중"이라고만 했다.
<프레시안>은 이 최고위원에게도 전화 확인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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