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으로부터 사들인 해킹 프로그램을 민간인 사찰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새누리당의 반발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야당의 진상규명 요구를 '폭거' '불법' 과 같은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지금 야당에서 무슨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분은 이런저런 자료를 다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이건 상식을 뛰어넘는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이 전날 국정원과 SKT에 7개 분야 30가지 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핵심 요청 자료에는 국정원이 운용한 해킹 프로그램의 로그(log) 파일 원본이 포함돼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IT 보안관' 안철수 "국정원, 디지털 증거부터 내놓아라")
이 의원은 이어 "이 해킹프로그램을 가지고 국가 안보를 위해서 국정원이 어떤 정보 공작 활동을 했느냐는 것은 100% 초특급 국가 기밀"이라면서 "국정원이 한 정보 공작 가운데 국가 안보 목적이 아니라 다른 불순한 목적으로 한 위법 사항이 있다면 그건 조용히 비밀리에 확인해서 책임자를 문책하면 된다"고도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도 "국정원 불신 때문에 의혹이 생기는 것은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북한 위협과 마주하고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야당의 '진상규명' 공세를 비난했다.
그런데 심 의원은 이 과정에서 "실제로 대북공작 안보에 썼는지는 로그 기록 확인만 하면 된다"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지 국정원장을 불러 큰소리치는 게 순서는 아니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론 로그 기록이 진상조사의 핵심이란 것에 야당과 인식을 같이한 셈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의 30개 자료 요청은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건 국가 기밀을 공공연하게 유출하겠다는 범죄행위를 하겠다고 자기가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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