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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차기 정부에 '교육 쓰나미' 올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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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차기 정부에 '교육 쓰나미' 올까 걱정"

53분 작심 발언…"경제가 죽었다니, 납득 못해"

선거 기간부터 말을 아껴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5년 자신의 재임 기간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분명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토목공사, 중등교육 평준화 완화, 본고사 부활 등 차기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앞으로 우리가 검증하게 될 것"이라면서 "검증하는 동안 조금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저는 진보 쪽이다"고 자기규정하면서 양극화 심화, 비정규직 확산 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정말 나름대로 성심껏 봉사했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기분이 안 좋다는데 할 말 있겠냐"고 불만을 토로하며 보수진영과 일부 언론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당신은 대통령이 아니라'고 하는데 어떻게 일을 할 수가 있겠나. 이 나라 보수주의 언론에게 저는 대통령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모두에 "저는 뭐 TV에도 안 나오고 신문에도 잘 안 나오고 하니까, 오늘 마이크 잡았는데 (평소의) 여섯 배를 해야 되지 않겠냐"며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어 노 대통령은 270여 명의 정당대표, 삼부요인, 장차관 앞에서 53분 동안 폭포수 같은 발언을 쏟아놓았다.

"그들에게 제가 대통령이 아닌 것이다"
▲ 청와대에서 3일 열린 마지막 신년인사회에서 노 대통령은 작심한듯 발언을 토해냈다ⓒ연합뉴스

이날 발언은 평소 노 대통령의 지론 범위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강도는 한층 거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자신에 쏟아진 다양한 비판에 대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따져보자'는 식으로 하나하나 반박하며 '기득권과 보수언론'을 강하게 공격했다.

그는 "기득권과의 싸움에는 안 걸리는 데가 없다"면서 "진보의 기득권도 있고 서민의 기둑권도 있고 노동조합의 기득권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5년 동안 내내 특권과 반칙과 유착과 기득권과의 갈등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그 중에서 제일 컸던 것이 언론과의 갈등이었다. 이것은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초청에 불참한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지금 이 자리에도 안 나왔다. 그들에겐 제가 대통령이 아닌 것이다"면서 "이 나라 보수주의 언론에게도 저는 대통령이 아니다. 어떻게 민주주의가 되겠냐"고 말했다.

분배도 성장도 문제 없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양극화 심화, 비정규직 문제 등 그간 자신이 '구조적인 문제'라고 인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사실을 갖고 이야기하자"면서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지니계수는 2004년 이래로 더 올라가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그거 말해주면 노무현 편드는 거니까 신문은 깔아뭉개 버린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540만 명인데 49%가 자발적 비정규직이고 대개 급여가 정규직의 80% 이상으로 가 있다"면서 "왜 자꾸 540만 명, 830만 명 무더기로 갖다 밀어 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발적 비정규직과 비자발적 비정규직 통계를 따로 내서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 언론들은 아직까지 안 쓴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죽었다는 이야기에도 납득을 못하겠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주가가 세 배가 올랐고 국민 소득이 1만 2천 불에서 2만 불로 올랐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복지를 위해 5년 동안 노력했다"면서 "복지제도가 이제 기틀이 잡혔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간 분배도, 성장도 다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토목공사 하면 경제가 사는지 확인해야 할 것"

이날 노 대통령은 '승복'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5년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축북의 시대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면서도 "나는 5년간 그렇게 당하다 떠나지만 내 동지들이, 여소야대라도 돼서 그대로 돌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왜 없겠냐"며 편치 않은 심사를 숨기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렇게 하면 우리는 진보 못 한다"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패배하나 정치세력이 승복해야 한다"고 현 여권에 당부했다.

정치적 승복을 강조한 노 대통령이었지만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선 '두고 보자'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그는 "출총제가 풀리면 앞으로 투자가 얼마가 날지 모르겠다"면서 "토목공사만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중등교육 평준화, 풍전등화의 신세가 되어있는데 어쩌겠습니까"라면서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인내심을 가지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냐'며 할 말'을 다한 노 대통령은 오만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제가 오만하고 독선적인 사람이어서 국민들 기분 나쁘게 했다는 것이다"면서 "오만 하고 독선은 저하고 관계가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떡 붙었다. 더 이상 할말은 없다"고 말했다.

양측 대변인도 공방전, 갈등 이어질까?

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가 교육정책에 대해 급격한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다"며 "신중하고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명박 당선인 측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교 평준화 정책은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잡혔다"면서 "3불 정책은 오랜 기간에 걸친 일종의 사회적 규약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면서 3불 가운데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본고사, 고교등급제 부활의 길을 열고 있는 당선인 측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 측 주호영 대변인은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라기보다는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교육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면서 "교육부의 기능축소, 이른바 '대입 자율화'를 하겠다는 점을 논의했지 본고사 폐지나 연좌제적 고교등급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청와대와 당선인 측의 갈등이 고조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한편 이날 인사회에 한편 이날 인사회에 한나라당은 청와대 측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전례에 따라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청와대 신년인사회가 현 정권과 여권 인사들 위주라서 야당 대표가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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