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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사…이재용 '회장'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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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사…이재용 '회장' 초읽기

일부 소액 주주 "자유당 부정 선거판보다 더하다" 분통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성사됐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도 삼성이 이겼다. 삼성물산 주주 총회에서 69.53% 찬성으로 합병 안이 승인됐다. 참석률 대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조건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의 주주 총회 참석률은 83.57%였다. 반면, 제일모직 주주 총회에선 만장일치로 합병 안이 통과됐다.

앞서 엘리엇은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며 합병 반대를 주장했었다. 지난달 4일, 삼성물산 지분 7.12% 취득 공시를 한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3대 주주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그룹의 간판 격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장악력이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지만, 제일모직 지분은 23.23%를 갖고 있다. 제일모직이 유리한 조건으로 삼성물산을 흡수하면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4.1%를 우회적으로 장악한 셈이 됐다.

합병 찬성, 제일모직은 만장일치삼성물산은 69.53%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이사회가 합병 결의안을 발표한 건 지난 5월 26일이었다. 이에 대한 승인 여부를 정하는 임시 주주 총회가 17일 오전 각각 열렸다.

제일모직 주주 총회는 예정 시각인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돼 곧 끝났다. 서울시 중구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이날 주주 총회에선 아무런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 가(家)와 관계없는 주주들도 합병에 찬성한 셈.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게 유리하게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물산 주주 총회에선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랬다.

삼성물산 주주 총회는 예정시간(9시)보다 30분 이상 늦게 시작됐다. 제출된 의결권 위임장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됐다.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주주 총회 의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다.


▲ 17일 삼성물산 주주 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삼성물산

개회와 함께 날선 공방이 오갔다. 엘리엇 측 법률대리인 최영익 변호사는 "엘리엇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한 거래로 합병이 진행돼야한다는 점"이라면서 "주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반대표를 행사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 일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지배 주주에게 불공정하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엘리엇은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 측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결권 행사 방법도 질문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41%를 갖고 있다. 의식이 없는 이 회장이 의결권 행사 방식에 대해 어떻게 의사를 표했느냐는 게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이 회장이 이미 오래 전에 의결권 행사를 포괄적으로 위임했고, 이번 주총 의결권 행사도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대리행사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소액 주주 연대 회원 강동호 씨는 "1만여 명의 삼성 직원이 주주들에게 화장품 세트와 수박을 돌리며 찬성 위임하라고 압박했다. 자유당 부정 선거판보다 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이 나올 때마다 박수와 야유, 고성이 교차했다. 다만 소액 주주들은 합병 자체에 반대하기보다 합병 비율에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물산 측은 이날 주주 총회에 전체 주주 11만263명 중 553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측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가 1억5621만7764주로 이 중 위임장을 이미 작성했거나 표결로 현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식 수는 1억3054만8184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식 총수에 따른 주주 총회 참석률은 의결권 있는 주식의 83.57%로 파악됐다. 총회 특별결의에 해당하는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률 대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그보다 많은 69.53%가 찬성했으므로, 합병이 승인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일지

5월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결의 발표

5월 27일 엘리엇, 삼성물산에 합병 반대의사 통보

6월 4일 엘리엇, 삼성물산 지분 7.12% 취득 공시.

삼성물산에 보유주식 현물 배당 정관 개정 요구하는 주주 제안서 발송

6월 9일 엘리엇, 삼성물산 상대 주주 총회 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6월 10일 삼성물산, 자사주 5.76%(899만주) KCC에 매각 발표

6월 11일 엘리엇,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

6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 제일모직·삼성물산 기업결합신고 승인

6월 18일 삼성물산 이사회, 엘리엇이 주주 제안한 현물 배당 등 안건 임시 주총 안건으로 추가 확정

6월 19일 법원,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

6월 24일 삼성물산, 엘리엇이 요청한 주주 명부 열람·등사 허용

6월 24일 엘리엇,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요청

6월 25일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요청

7월 1일 법원, 엘리엇이 제기한 '주총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7월 3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고

엘리엇, 삼성물산 주총 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항고

7월 5일 삼성물산, ISS 보고서 정면 반박 입장 자료 배포

7월 7일 법원,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 엘리엇 항고 의사 표명

7월 13일 법원, 엘리엇 항고 첫 심문

7월 16일 법원,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 총회 결의 금지',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항고 모두 기각

7월 17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결의안에 대한 주주 총회. 합병 승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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