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2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 내려가 이명박 당선인 측의 '총선 공천 연기' 주장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늦어도 3월 9일까지 공천을 하면 된다"며 이명박 당선자 측의 손을 들어줬던 강재섭 대표가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강 대표의 발언이 있었던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 추가 브리핑에 나서 "오전 비공개 부분 브리핑 중에서 일부분만 떼어내어 기사를 쓰면서 오해를 증폭시킨 부분이 있어서 바로 잡는다"면서 "공천 시기에 대해서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은 정치일정에 따라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는 것이지 '언제이다'고 지금 확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해명했다.
"법안, 인준안 처리 빨리 되면 공천도 빨리 하고"
나 대변인은 "(강대표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는 정치상황에 특별한 것이 없다면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당이 공천의 중심을 잡고 가기 위해서 당이 조정자의 입장에서 총선준비기획단을 발족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대변인은 특히 "마지막에 한 줄 붙인 것은 공천시기를 3월 9일에 공천을 하겠다는 뜻이 전혀 아니었다"며 "그런데 마치 일부 기사에서 3월 9일이 공천시기인 것처럼 기사가 나오는 것은 당내에 불필요한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3월 9일이 데드라인이다'는 발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 대변인은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의 입장은 새 정부 출범에 관해 당으로서 뒷받침해야 할 주요법안, 총리인준안 등에 가급적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그 시기가 좀 더 일찍이라면 더 일찍 공천심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좀 늦춰진다면 늦춰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탄력적으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공천시기를 3월 이후로 한다든지 2월말 이후로 한다든지에 대해서는 전혀 확정한 바도 없고, 그것을 강재섭 대표최고위원 혼자 결정할 수도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여하튼 공천 시기는 법안 처리, 조각 인사청문회와 연동시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나 대변인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 측은 격앙된 모습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이 즉각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누가 바로 나서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향후 5년을 가름할 수 있는 정부 출범 준비가 중요하다는 논리 자체에는 일리가 없지 않아 박 전 대표 측의 반격이 자칫 '밥그릇 챙기기'로 비칠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또 다른 측근은 인명진 윤리위원장의 '영남-민정계 쇄신'발언과 관련해 "어느 쪽에 영남-민정계가 많은지 따져보자"면서 "박희태, 강재섭, 이상득 같은 사람들이 영남-민정계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한편 박 전 대표 측의 좌장 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공천 시기가 늦춰지면 여러가지로 여의치 않는 점이 있다"는 정도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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