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인시디어스' 가족애↑ 공포↓…그래도 무섭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인시디어스' 가족애↑ 공포↓…그래도 무섭다

[언론 네트워크] 공포를 가장한 가족드라마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고개를 치켜들며, 여름을 알렸다. 바야흐로 여름은 공포 영화의 몸값이 가장 높을 때가 아닌가. 올해 하계 호러 극장가는 외화 심령물로 물들었다. '데모닉(감독 윌 캐논)', '라자루스(감독 데이빗 겔브)’, '허니문(감독 리 자니악)’, '학교괴담-저주의 언령(감독 오치아이 마사유키)' 등 오컬트 영화(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장르)가 대세다. 이 흐름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인시디어스3(감독 리 워넬)'다.

'인시디어스' 시리즈는 '쏘우'로 세계적 명성을 거머쥔 호러 제임스 완 감독과 리 워넬 각본가의 손에 탄생했다. 이들은 피가 낭자한 스타일을 버리고, 오롯이 분위기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새로운 공포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탄탄한 팬층을 형성한 '인시디어스1(2012)'은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2013)', '인시디어스3(2015)'를 낳았다. 호러 마니아들에게 생애 최고 공포영화라고 칭송받는 '인시디어스1'이 우량에 비견된다면, 셋째 '인시디어스3'의 상태는 어떤지 짚어보고자 한다. (이후 기사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영화 '인시디어스1(감독 제임스 완)', '인시디어스3(감독 리 워넬)' 포스터. (왼쪽부터) ⓒ뉴스컬처DB


# 각본가에서 감독으로 우뚝, 리 워넬


호주 멜버른 대학 시절부터 함께 한 제임스 완과 리 워넬은 120만 달러 저예산 영화 '쏘우'의 연출가와 각본가로 참여하며 영화계 정식 입문했다. 단편으로 시작한 '쏘우' 시리즈는 이후 1억 달러 이상 흥행수익을 내며, 그들에게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이후 제임스 완과 리 워넬은 '쏘우' 7번째 이야기까지 기획으로 참여하며 명실공히 공포 영화계 최고 콤비로 자리 잡았다.

그들이 다시 뭉친 시리즈는 '인시디어스'다. 첫 편에서 제임스 완이 연출을 맡았으며, 리 워넬이 시나리오 집필과 조연 배우로 나섰다.(리 워넬이 맡은 역은 스펙스) 그 결과, 또 하나의 명품 호러 시리즈가 세상 빛을 보게 됐다. 공포 영화 소재로서 생명력을 잃은 줄만 알았던 '귀신들린 집'을 그들만의 시각으로 풀어낸 '인시디어스'는 분위기만으로도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했다.

세 번째 이야기를 맞이한 '인시디어스3' 속 자리 변동이 눈에 띈다. 제임스 완 감독 곁을 지켰던 리 워넬이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으로 우뚝 섰으며, 제임스 완은 제작자로 한발 뒤로 물러났다. 공포 영화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리 워넬은 숨겨놨던 연출 실력을 뽐내며 '인시디어스3'를 완성했다. 특히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쓸 수 없도록 설정해 피할 수 없는 공포라는 것을 극대화했다. 각본가로서 영리함이 빛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제임스 완에게 견주어 볼 때 섬세한 연출력과 센스는 결여된 바다.


▲ 영화 '인시디어스1' 연출한 제임스완 감독, '인시디어스3' 연출한 리 워넬 감독.(위쪽부터) ⓒUPI코리아


# 변함없이 '먼 그곳'으로 향하는 그들


세 번째 이야기를 맞이한 '인시디어스3'는 손때 묻었음에도, 시리즈는 아직 건재하다고 과시하고 있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무찌르기에 충분한 오싹함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가족애를 더해 감동까지 더한다. 그러나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영화의 신선도는 거듭되는 시리즈로 반감된다. 또한 '먼 그곳'에 붙잡혀있는 누군가를 구해오는 구출기의 반복이다. 인물만 달라질 뿐.

'인시디어스1'의 큰 골자는 유체이탈 능력자인 아들 달튼이 '먼 그곳'으로 악령에게 끌려가자 아버지 조쉬가 영매사 앨리스에게 조언 받아 구출해오는 것이다. '인시디어스1'은 죽음을 무릅쓰고 아들을 사수하기 위해 나서는 조쉬의 모습을 통해 부성애를 부각한다.

'인시디어스3'는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 퀸이 앨리스를 찾아가 죽은 자를 불러내는 의식을 치른 후 악령에게 사로잡혀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1편에서는 아버지가 갔다면, '인시디어스3'에서는 영매사 앨리스가 '먼 그곳'으로 간다. 이 과정에서 엄마 릴리가 힘을 보태 모성애를 나타낸다.

▲ 영화 '인시디어스1(감독 제임스 완)' , '인시디어스3(감독 리 워넬)' 스틸.(위쪽부터) ⓒUPI코리아

# 앨리스는 시리즈를 잇는 바늘귀


시리즈의 연속성을 부여하는 인물은 앨리스와 미스터리 사냥꾼 스펙스와 터커다. 프리퀄 작품 '인시디어스3'는 극 중 유일무이한 코미디를 뿜어내는 스펙스와 터커 콤비와 앨리스의 전사를 담고 있어 팬들에게 더욱더 반가울 존재다. 스펙스와 터커는 '인시디어스1'에서 환상의 호흡으로 능숙한 악령 퇴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3편에서는 아마추어 냄새를 폴폴 풍기며 어쩐지 사기꾼의 냄새까지 나 웃음을 자아낸다. 엉성함을 자아내던 콤비는 앨리스를 만나면서 완벽한 퇴마사로서 면모를 갖춰나간다.

1편 속 원숙한 퇴마사 앨리스는 3편에서 남편과 사별 후 영매 능력을 잃을 위기에 놓여 극 중 주인공과 함께 곤경에 빠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죽은 남편을 만나기 위해 '먼 그곳'에 갔던 앨리스가 그곳에서 쫓아온 악령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

이 악령이 주목할 지점이다. 이는 1편에서 조쉬를 괴롭혔던 노파 외모를 지닌 악령 '파커'다. 영매 능력을 쓸 때 마다 위협하는 파커는 앨리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시디어스3'에서 앨리스는 동료에게 "나는 그 악령의 손에 죽을 것이다"라고 단언하는 대목이 있다. 그럼에도 앨리스는 퀸을 돕기 위해 나서고 마침내 그 악령을 무찌르고 퀸을 구해내는데 성공한다.

파커의 손에 죽을 것이라는 앨리스의 확신은 3편만 본다면 사라지는 소리쯤으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예언은 맞아떨어진다. 바로 1편에서. '인시디어스1' 말미 조쉬는 아들을 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극은 해피 엔딩을 예견했으나, 돌아온 이는 조쉬가 아니라 악령 파커였다. 이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챈 앨리스는 악령 파커가 깃든 조쉬의 손에 죽고 만다.

'인시디어스3'는 1편에서 주어진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해답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렇기에 누군가 시리즈 감상 순서를 묻는다면, 1편을 보고 3편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3편이 시간의 흐름으로 봤을 때 시리즈 중 가장 앞서지만, 역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 영화 '인시디어스1(감독 제임스 완)' 스틸. ⓒUPI코리아


[영화정보]

영화명: '인시디어스3'
장르: 공포
감독: 리 워넬
개봉일: 2015년 7월 9일
출연진: 스테파니 스콧, 더모트 멀로니, 린 샤예 외
관람등급: 15세이상 관람가

[영화정보]
영화명: '인시디어스1'
장르: 공포
감독: 제임스
개봉일: 2012년 9월 13일
출연진: 패트릭 윌슨, 로즈 번, 바바라 허쉬, 리 워넬, 타이 심킨스 외
관람등급: 15세이상 관람가


프레시안=뉴스컬처 교류 기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