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로 희생한 단원고 기간제 교사 유족들이 낸 순직신청이 사실상 반려됐다.
1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단원고 기간제 교사였던 김초원(당시 26세), 이지혜(당시 31세)씨 유족이 제출한 순직인정 신청서에 대해 최근 '순직유족급여 청구에 대한 회신'이라는 공문을 경기도교육청 안산회복지원단에 전달해왔다.
공문에는 "기간제 교원(민간근로자)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사망'에 따른 보상이 이뤄진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 문의 및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인사혁신처 측은 "기간제 교사는 산재보험 대상자이기 때문에 순직심사할 수 없어 이같은 내용을 안내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사실상 (순직신청서를) 반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순직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큰 실망감을 보였다.
김초원 교사 아버지 김성욱(57)씨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반려할 줄은 몰랐다. 앞으로 관련 부처 담당자들을 면담하면서 재차 요구할 것이다.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동료 교원들도 울분을 토했다.
안산지역 고등학교 한 기간제 교원은 "예상은 했지만 막상 반려되니 울분이 생긴다"며 "당연히 두 분은 교사로서, 학생을 책임지는 담임교사로서 생을 마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 형식으로 국회에 낸 정의당 정진후 의원 측은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도 이들 교원의 순직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인사혁신처만 소극적이다"고 지적했다.
국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난 1일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황 부총리는 '기간제 교원의 순직인정'에 대해 질의한 정 의원에게 "순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불합리성을 느낀다. 교육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것은 반드시 관철됐으면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 의원 측은 "황 부총리가 관철됐으면 한다는 것은 세월호 희생 기간제교원의 순직인정을 의미한다"며 "교육부 판단을 존중하겠다던 인사혁신처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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