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구체화된 '이명박표 정책'들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한 정책형·실무형 인사들을 전면에 내 세우는 동시에 당과의 관계설정을 고려해 당선자와의 밀착도를 높인 정무기능의 강화가 핵심이다.
정책형 실무 전문가+핵심 측근 그룹
우선 인수위원장에 선임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의 경우에는 이 당선자가 누누히 강조해 왔던 '탈(脫)여의도 식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이경숙 총장은 대학가에서 내로라 하는 'CEO형' 교육자다. 그는 최근 학교발전기금 1000억 원 모금에 성공하는 등 숙대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군부의 국보위에 참여하고 민정당 공천으로 11대 국회에 진출하는 등의 '전력' 때문에 막판까지 이 당선자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같은 '성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쇄됐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판단이다.
이날 임명된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경숙 총장은 11대 국회의원을 지내 과거의 인물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미 25년 전의 일인데다 역사적인 판단이 이미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 방송위원회 위원,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위원, 김대중 정부 당시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 온 점도 높은 점수를 얻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형오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약개발과 정리 작업을 총괄했다. 정책능력이나 숙지도와 함께 한나라당으로서는 '외부인'일 수밖에 없는 이경숙 위원장의 단점을 보완할 일종의 '보완재'라는 평가다.
비정치인 출신과 '정책형'인 김형오 의원을 위원장-부위원장으로 세워 실용적 성격을 부각시켰다면, 각 파트별로 포진한 핵심 측근 인사들은 정무적인 측면과 함께 이명박 당선자의 '색깔'을 강력하게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강재섭 대표가 최근 이 당선자에게 전달한 "학자·전문가 중심의 인수위는 실패하기 쉽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 등은 최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정무분과)과 박형준 의원(기획분과)의 참여도 확실시되고 있다.
이날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요직들의 선임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각 분과별 위원장, 간사 및 인수위원들의 면면도 오는 26일에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대변인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 선임결과는) 이경숙 위원장과 상의해야 하므로 아직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도 "내일 6시 이전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당선자는 일단 오는 28일께 이경숙 인수위원장과 첫 접견을 가질 예정이다. 인수위는 이달 말까지 세부 인선과 현판식 등을 마무리한 뒤 1월 초에는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전성시대' 열리나?
한편 전 언론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온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는 <동아일보>에 각종 고급정보가 몰리는 현상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경선 당시부터 '이명박 지지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여 온 이 신문은 지난 24일 최초로 '이경숙 선대위원장 카드'에 주목했고,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애초 '정치인 참여 배제 원칙'을 깨고 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이라고 보도했다.
인수위 대변인으로 선임된 이동관 특보도 동아일보 출신이다. 이 신문은 지난 경선 직후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당선자를 최초로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