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저장함은 희생된 학생들의 유품이나 기록, 혹은 부모의 선물 등을 넣을 수 있게 만든 사각형의 도자기함이다. 형태와 크기는 같지만 각기 다른 문양을 가지고 있으며 전구로 불을 밝힐 수 있고 하단의 유리면으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함은 '아이들의 방' 상설 전시가 열리는 기억저장소 2호관 갤러리 천장에 설치됐다.
기억저장소의 공간을 마련하는 데는 건축인들의 역할이 컸다. 새건축사협회 소속 30여 명의 건축사를 비롯해 시공 인력까지 모두 100여 명의 건축계 종사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건립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기록물을 수집하고 컨텐츠를 만들어 사회와 공유해 온 기억저장소는 사무실로 사용되는 1호관과 전시 및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는 2호관을 갖게 됐다.
기억저장소가 20일 유가족을 비롯해 도움을 준 건축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안산 시민들을 초청해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밤 하늘의 별을 상징화 한 기억저장함의 설치가 마무리되던 날, 참석자들은 이 곳이 추모와 기록의 공간을 넘어 성찰과 치유의 공간이 되리라 확신했다. 가뭄 속 단비가 내리던 날 조촐하게 열린 기억저장소의 건립기념식을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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