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돼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내 민관합동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과 발언과 함께 "최대한 사태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도 이날 제주신라호텔 폐쇄를 발표했다. 메르스 환자가 묵었다는 이유다. 남매가 같은 날, 메르스와 관련한 중요 결정을 내린 셈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서울병원 내 상황실에서 메르스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에 있던 의료진에게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별관 7층 격리병동의 이동형 음압기 설치공사 현장도 살펴봤다. 여기엔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른바 '빅4'라고 불리는 대형병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정식 음압(陰壓) 병실은 하나도 없었다. 음압 병실은 기압 차를 이용해 공기가 병실 안쪽으로만 흐르도록 설계된 곳인데, 비용 대비 수익이 낮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하다 메르스에 감염된 의사가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야 했던 건 그래서였다. 결국 삼성서울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이동형 음압기 25개를 지원받아 설치하는 한편 별도의 음압 병실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바로 그날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프레시안>을 통해 공개된 건 지난 3일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운영에 대한 책임이 이 부회장에게 있던 때다. 이날 새벽 정부가 발표한 환자 집계 일일 현황에는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빠져 있어서, 여러 논란이 일었었다.
이 부회장이 사과 발언을 한 지난 18일, 메르스에 감염된 채로 제주도 여행을 한 환자의 동선이 발표됐다. 해당 환자가 묵었던 제주신라호텔 측은 자진 폐쇄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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