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에서 사할린에 이르는 광활한 땅. 지금 우리 가슴 속에 꿈틀거리며 살아나는 땅입니다. 8월 개교하여 아무르-연해주-사할린 등 극동시베리아 탐사를 진행 중인 시베리아학교(교장 정태언, 시베리아전문가)가 11월 강의를 시작합니다. ▶8월 아무르-연해주-사할린 탐사 기사 바로가기
정태언 교장선생님은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대학원,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하였고, 문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한국외대, 연세대 등에서 러시아어문학을 강의하였고, 현재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의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러시아문학과 시베리아에 대해 강의하고 시베리아에 대한 책을 준비 중입니다.
러시아문학 전공자로서 시베리아와의 인연은 한 대학교에서 <시베리아 기행>으로 10년을 강의하면서부터입니다. 2010년 시베리아 답사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시베리아를 뒤지고 있습니다.
또한 2008년 월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하여 소설가로 활동 중이며 소설집 <무엇을 할 것인가>, 역서 <백학>(라술 감자토프 시집) 등이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시베리아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오로촌, 쏠론, 그런 이름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바로 시인 백석이 그의 시 <북방에서> 중 뒤로 두고 왔다는 북방의 소수민족들입니다. 두만강만 건너면 시작되는 북방,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곳에 있는 옛 영화의 상징 돌비(돌비석)는 깨어진 채 버려졌고, 우리는 가슴에서 그것들을 지워버렸습니다. 역사의 질곡과 이데올로기가 만들어 낸, 그리고 어쩌면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베리아가 우리의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며 살아나고 있습니다. 울창한 타이가 속을 내보이고, 드넓은 스텝은 자리를 내어주며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그 속의 심성들이 기다라고 잇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연해주를 지나 아무르강(흑룡강)을 지나 시베리아 깊숙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다가 만나는 바다 같은 호수. 바이칼입니다. 그리고 시베리아 서남쪽에서 알타이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연방의 3/4 가까이 차지하는 시베리아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앞으로 우리가 대륙을 바라봐야 할 적극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지금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웅대한 대륙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자 시베리아학교를 열려 합니다.
아울러 시베리아학교는 시베리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곳의 주인이었던 소수민족들을 깊이 살펴봄으로써 우리와의 친연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15년 가을학기 강의는 11, 12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총 8강으로 열립니다.
제1강[10월 29일] 시베리아란?
주제어: 극동, 동시베리아, 서시베리아, 우랄, 예니세이강, 레나강, 동해, 오호츠크해, 베링해, 아무르강
오래 전 드넓은 시베리아를 따라 춘원의 사람들은 바이칼로 들어갔고, 또 나타샤는 서쪽으로부터 흰 당나귀를 타고 왔다가 동쪽에서 백석과 조우하기도 합니다. 시베리아에서 있었던 장면들입니다. 그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러시아인들을 ‘아라사인’ 또는 ‘마우재’라 불렀습니다.
여러 관점에 따라 시베리아를 정의하지만 현재는 러시아 영토 중 우랄산맥으로부터 동쪽을 뜻합니다. 동해, 태평양, 오호츠크해, 그리고 북동쪽 끝인 베링해 일대를 아우르는 시베리아 전체에 대해 지리적인 개관을 할 것입니다.
광대한 시베리아를 하나로 다루기는 힘들어 대개 세 등분 하여 부르게 됩니다. 극동시베리아, 동시베리아, 서시베리아가 그것입니다. 지리적인 관점에서 그 경계는 강과 산맥이 됩니다.
제2강[11월 5일] 극동시베리아의 역사와 위상 - 아르세니예프와 데르수 우잘라, 연해주 사람들. 불타고 있는 캄차트카와 그곳 사람들
주제어: 연해주, 신한촌, 아르세니예프와 데르수 우잘라, 우데게, 코략과 이텔멘. 야쿠트. 사할린. 아무르
극동시베리아는 한반도와 맞닿은 연해주에서 북쪽 캄차트카반도, 베링해와 접한 지역까지를 의미합니다. 1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이 러시아로 진출할 때 제일 먼저 들어갔던 곳이자 발해의 영토 일부분이었던 이곳은 블라디보스톡, 우수리스크를 통해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철의 실크로드’라 불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톡, 이효석의 <노령근해>에 보면 일제 시기에도 우리의 활발한 진출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금광과 모피를 구하기 위하기도 했지만 일을 찾아, 삶의 터전으로 갔던 곳이 연해주였습니다.
이 연해주의 숲 안에 시베리아의 원주민인 나나이족(골디) 사람, ‘데르수 우잘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연해주 원주민들의 정신세계를 세상에 알린 러시아 민족지학자이자 문학가인 아르세니예프가 아직도 그 숲에 있는 것 같습니다. 블라디보스톡에는 그를 기리기 위한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이 있습니다. 그는 <데르수 우잘라> <타이가를 지나서> 등의 작품을 썼고, 이를 통해 원주민들이 조용히 살던 연해주의 존재가 널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르세니예프의 <데르수 우잘라>는 일본의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영화로 만들어 모스크바영화제의 수상작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연해주의 우데게, 오로촌, 쏠론 등, 그리고 아무르강에서 사할린에 이르는 곳곳에 살고 있는 나나이, 니흐브(길랴크)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지탱하는 정신세계를 찾아가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입니다. 블라디보스톡과 우수리스크, 사할린 등지에 남아 있는 우리 조상의 모습들을 찾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제3강 [11월 12일] 동‧서시베리아의 역사와 위상
주제어: 예르마크, 네르친스크, 노보시비리스크, 알타이, 부랴트, 뚜바, 시베리아의 시작점. 바이칼, 알타이, 구비문학의 세계
우리는 스스로를 알타이어계로 인식하면서도 정작 알타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알타이산맥은 러시아 지역과 중국 북서부의 고비, 몽골에 걸쳐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입니다. 즉 알타이지역은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도시인 노보시비리스크와 바르나울 남단을 거쳐 사얀산맥과 몽골고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타이산맥의 최고봉은 높이 4,506m의 벨루하입니다.
러시아가 예르마크라는 인물을 앞세워 우랄산맥을 넘어 시베리아로 진출할 때 그곳에는 ‘시베리아칸국(汗國)’이었습니다. ‘시베리아’라는 지명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형태의 조그만 국가들이 존재했지만 하나 둘 러시아에 복속되었고, 유목과 사냥, 채집 등을 생계로 삼던 시베리아의 은둔자들은 역사의 각축장으로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알타이지역을 지나 바이칼에 이르는 지역들이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과 남아있는 흔적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이곳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제4강[11월 19일] 아, 바이칼! 그리고 게세르와 부랴트족
주제어: 바이칼, 탱그리, 게세르, 부랴트, 예니세이, 바르구진
요즘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바이칼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곳입니다. 우리에게 정신적인 모태로 인식되기 시작한 곳, 바이칼과 그 주변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특히 시베리아와 중국의 동북 지역에서 ‘탱그리’로 불리우는 천신에 관한 요소들은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구한말을 지나 일제 시기 초 국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 바이칼과 텡그리 사상입니다. 육당 최남선은 그의 <불함문화론>에서 바이칼 인근의 부랴트족을 언급하며 이들의 민족영웅서사시 <게세르>(최남선은 ‘게실’이라 표현)를 주목합니다. 여기서 신을 일컫는 ‘텡그리’와 ‘게세르’의 줄거리도 다룹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단군신화>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바이칼을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 일컫는 것일 겁니다. 그 연관관계가 속내를 알 수 없는 바이칼의 깊이처럼 아득하지만 우리는 그 여정을 출발해 봅니다.
제5강[11월 26일] 황금 - 알타이. 탄자강과 다른 이야기들
주제어: 알타이, 탄자강, 금와, 알립마나쉬와 쿠무젝아아루, 마나스
‘알타이’라는 말은 ‘황금’을 의미합니다. 휘황한 광채를 내뿜는 황금인 ‘알타이’는 유라시아 지역 곳곳에서 약간의 음운적인 변이를 거쳐 공통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알타이산맥지대 뿐 아니라 바이칼 부근의 부랴트, 또 천산산맥을 이웃한 까자흐스탄, 끼르끼즈스탄 등지에서 ‘알튼’ ‘알트’ ‘알타’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알타이의 변이형은 명사, 형용사로 쓰이며 영웅이나 특별한 존재 앞에 붙어 민담 등에도 등장합니다.
알타이 지역의 민담들을 보다보면 우리 옛이야기와 닮아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알타이의 대표적인 민담 속의 인물 ‘탄자강’은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바 있습니다. 탄자강은 다름 아닌 개구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부여의 <금와왕이야기>와 고구려의 <동명왕신화> 와 유사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것들이 어떤 게 있는 지 찾아볼 것입니다.
제6강[12월 3일] 퉁구스, 곰. 연해주와 사할린의 사람들
주제어: 퉁구스, 곰, 곰축제, 아무르강, 사할린, 니브흐(길랴끄)족, 아이누족
환웅의 아내가 된 곰, 그리고 둘 사이에 태어난 단군. 물론 단군이 한 인물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제정일치 시기의 왕(샤먼킹)을 지칭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우리가 어려서부터 받아들인 <단군신화>에 따르면 우리는 곰의 후손입니다. 그렇게 동북아 지역, 특히 시베리아 지역에 곰은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곰 토템이 그것입니다. 물론 연해주의 우데게족(여진족)들은 호랑이를 숭배하기도 합니다.
아무르 지역과 아무르강의 물길이 닿는 사할린에는 ‘곰축제’가 큰 명절로 자리 잡아 여러 소수민족들 사이에 전승되어 왔습니다. 이들에게 곰은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의 성대한 축제는 어떻게 하는지 참석해 보기로 합니다.
제7강[12월 10일] 시베리아의 한인들
주제어: 노령 이주, 신한촌, 스탈린, 1937년 강제 이주, 사할린, 탄산, 징용
시베리아의 여러 소수민족들과 그들의 문화를 살펴보았고, 그 속에서 우리 민족과의 친연성 내지는 한민족 뿌리 찾기의 단초들을 보았지만 근대로 들어오며 본의로, 또는 본의 아니게 러시아 땅으로 건너간 우리 민족의 성원들이 있습니다. 바로 고려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시베리아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 그리고 소련의 옛 지역인 중앙아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징용이라는 굴레에 의해 사할린 땅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디아스포라.
많은 매체를 통해 이들의 슬픈 사연은 전해졌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들, 그리고 이들의 풍습과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생활상을 더듬어 볼 것입니다.
주제어: 시베리아횡단열차, 연육교, 환경, 기후
우리와의 친연성은 물론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곳. 현재 시베리아는 소련 해체에 따라 인구 공동화와 함께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은, 러시아의 낙후 지역입니다. 시베리아 중요 도시의 시장을 대부분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은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이곳은 국익 차원에서도 눈 돌려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생태적으로,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상해 볼 때 동토로 알려진 이 지역은 살기 쾌적한 곳이 될 미래의 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시베리아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베리아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강의는 인문학습원 강북강의실(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아래 약도 참조)에서 열리며 참가비는 22만원입니다. 자세한 문의와 참가신청은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 전화 문의(050-5609-5609)는 월∼금요일 09:00∼18:00시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공휴일 제외). 회원 아니신 분은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회원가입 바로가기). 시베리아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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