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명예고문으로 충청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17일 충북 충주 지원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한테 BBK 문제에 대해 물어봤더니 '내가 개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망에 걸릴 정도의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여운을 남기는 이같은 사연을 공개한 김 전 총재는 "내가 특검을 수용하라고 이 후보한테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확실한 사정은 모르지만 BBK는 이명박 것 아냐"
이날 충주 유세를 수행한 장일 한나라당 부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금년 초 이명박 후보를 만났을 때 이 후보에게 다짐을 받은 바 있다"면서 "'BBK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관여를 했는지 나에게 솔직히 말해 달라'고 했을 때 이 후보는 '내가 개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망에 걸릴 정도의 일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그저께 이상한 사람이 동영상을 내놓고 온통 시끄럽게 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에서 들은 것을 종합해서 판단컨대 BBK는 이명박 후보 소유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명박 후보가 대학에 가서 강연을 하다가 과장되게 얘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재는 "제가 이명박 후보에게 '정면으로 대결을 해라', '특별한 일 없다면 국회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건의를 해서 국회에서 특검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면서 "국회에서 특검을 하기로 했으면 국회에 맡기고 죄가 있으면 거기에서 처리하면 된다"고 자못 대범한 태도를 취했다.
또한 그는 "이틀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면서 "12월 19일 우리 모두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모시는데 차질이 없도록 협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BBK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이명박 후보의 기존 공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김 전 총재의 이날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 후보를 변론하는 과정에서 착각해서 말을 잘못 하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오보', '와전', '과장', '부정확한 표현'에 이어 '착각'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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