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투표일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후보의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선 이후 내년 4월 총선까지 정치권을 뒤흔들 'BBK 특검정국'의 개막이다.
한나라 불참 속 100% 찬성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본회의에서 신당의 특검법안은 재석인원 160명 중 찬성 160표로 통과됐다.
| <'이명박 특검법' 주요내용> -명칭 :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수사범위 : △BBK 주가조작 의혹 등 증권거래법 위반혐의 △공금횡령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 △도곡동 땅-'다스' 지분 등 시가 930억 원 상당의 재산 누락신고에 따른 공직자 윤리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검찰의 피의자 회유-협박 등 편파왜곡 수사 및 축소발표 의혹 -특별검사 추천주체 : 대법원장 -특별검사보 : 5명 (2명은 판·검사 출신 제외) -수사기간 : 30일 후 10일 연장가능 -파견검사 인원 : 10명 -특별수사관 인원 : 40명 이내 -파견공무원 인원 : 50명 이내 |
대통합민주신당 윤호중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대통령의 신뢰는 국가의 신인도와 직결되는데, 거짓말을 일삼고 사기혐의를 받는 분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대한민국 기업들이 외국에 나가 계약하자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에 대해 국회는 절대 동요해선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김종률 의원은 "검찰의 수사발표 이후에도 이명박 동영상이 발견돼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BBK 의혹은 독립적 지위를 보장받는 특별검사가 수사해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이명박 후보의 '특검수용' 입장발표 이후 '물리적 저지' 방침을 철회한 한나라당은 이날 수정안을 제출하고 국회의장 및 각 정당의 원내대표를 접촉해 법사위 등을 통한 법안의 논의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표 대결에서 밀리는 상황을 피할 수 없는데다 임채정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방침을 재차 밝히는 등 현실적으로 신당 안의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본회의 불참' 입장을 최종 확정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의총에서 "자신들이 발의해놓고, 정작 문을 열어놓으니 법안 심의를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2004년 탄핵의 추억이라도 재현해 보겠다는 것이냐"고 직권상정을 강행하려는 신당을 거세게 비난했다.
강 대표는 "국민의 이름으로 국정파탄세력에게 요구한다"면서 "더 이상 국민을 속이는 파렴치한 짓은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검법'이 처리되는 과정도 기구했다.
지난 14일에는 특검법안와 'BBK 수사검사 탄핵안'을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 간의 본회의 '육박전'이 벌어졌었다.
16일 밤에도 한나라당 소속 시군구 의원 등 당직자 500여 명이 국회본청에 난입하면서 경찰병력 및 신당 당직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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