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이재명 성남시장은 거침이 없었다.
기초자치단체장이지만 광역단체장 못지않게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그의 무기는 거침없는 언변이 아니라 훌륭한 시정을 이끄는 능력과 12만 팔로우를 갖고 있는 SNS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2일 오후 7시 제주상의 5층 국제회의장에서 '2015 혁신단체장에게 듣는다' 첫번째 순서로 이재명 성남시장 특강을 열었다.
공장노동자에서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으며, 시민운동을 하다 한계를 느껴 직접 정치의 길로 뛰어든 이 시장. 이 시장은 2006년 한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 2010년 첫 당선에 이어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취임 당시 성남시 부채는 7000억원이 넘어 파산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자치단체였다. 이 시장이 부임하면서 3년 6개월만에 빚을 거의 다 갚았다.
재선에 성공한 이 시장은 타 자치단체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확대하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무상교복'을 주고, 공공산후조리원을 준비했다.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경남과 달리, 성남시는 공공의료원을 만들고 있다.
특강에서 이 시장은 프레임 전쟁에서 야권이 여당에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 시민회의, 연대회의 등은 시민사회와 재야의 대명사였는데 요즘은 '종북척결시민회의' 등 일부 극우단체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무상복지란 말도 '공짜'라는 공격으로(인해) '의무급식'이라는 말로 후퇴하는 등 프레임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무상급식은 의무급식, 무상보육은 기본복지, 공공복지란 말로 물러나고 있는데 소위 전선이 무너지고 있다"며 "무상이라는 것은 공짜가 아니라 국민이 세금을 내고 받는 것으로 당당하게 프레임 전쟁에서 지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레임은 메이저언론에서 만들어내는 데 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로 대항하고 있다"며 "트위터 하나에 12만7000여명의 팔로워가 있고, 페이스북도 7000건의 '좋아요'를 받는다. 작지만 섬세한 공감과 소통을 통해 잘못되고, 왜곡된 것과 싸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시정 구호는 '시민이 주인인 성남, 시민이 행복한 성남'으로 거창한 동북아 미래도시나, 휴먼시티 대신 가장 일반적이고, 민주주의를 풀어쓴 것을 시정 구호로 정했다"며 "시민운동을 하다가 시장이 된 사람으로서 지방정부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편의와 행복 증진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지난 임기에서 성남시 빚을 다 갚고 나서 새롭게 추진하는 게 교육과 의료, 안전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정한 교육기회를 위해 성남시가 지난해 172억원, 올해 204억원을 교육지원사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가 돈이 남아서 무상복지에 힘쓴 게 아니다. 예산은 언제나 부족한데 결론은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결국 선택의 문제로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행동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운동을 할 때 실무자 1명에 예산 3000만원으로 일했는데, 지금은 정규직만 2600명에 1년 예산이 2조4000억원이며, 일반회계만 1조6000억원으로 정부지원은 임의교부금 없이 법정지원금만 있어서 간섭없이 시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성남시가 모범적으로 일해서 전국에 영향을 주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통진당과 관련한 종북 연루 사건에 대해서도 "청소용역 회사에 통진당 당원 몇명이 있다고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했고, 고발까지 해서 검찰에 불려나갔다"며 "당시 저는 '그 회사가 사회적기업으로 정부에서 지원한 곳으로 성남시가 그 회사에 용역을, 일거리를 준 게 종북이라면, 아무 대가없이 보조금을 준 박근혜 대통령은 고정간첩'이라고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최근 대선주자로 여론조사에서 1%대 지지율을 기록한 사실에 대해 그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았지만 너무 이르다"며 "국민 1%가 저를 훌륭한 시장감이 아니라 대통령감이라고 판단한 엄청난 사건"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큰 꿈을 갖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에게도 충고가 될 말한 말을 했다. 원 지사 역시 대권주자로서 지지율이 1%대를 유지하고 있고, 장래 대권도전 의사를 굳이 숨기지 않는 편이다. 한마디로 이 시장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대권 행보를 묻는 질문에 이 시장은 "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할 수 있으면 하겠다"며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도 하나의 유용한 수단이고, 성남시장도 목표가 아니고 하나의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욕심내면 안되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된다. 개인이 뭘 원한다고 해서 안된다"며 "임기가 끝나면 뭐할 것이냐고 지금부터 스케줄을 세우는 게 아니라 현재에 충실하고,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기회가 열리고,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의미심장한 말로 특강을 마무리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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