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MERE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초기 방역 실패 및 일부 확산 사실을 놓고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치 정부를 제3자로 두는 것 같은,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이다.
박 대통령은 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5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8명의 환자가 확인됐다"며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접촉자 확인, 예방 홍보와 의료인들에 대한 신고 안내 등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더 이상의 확산과 지역 사회로의 전파를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합동대책반이 총력 대응하고 지방자치단체와도 긴밀히 협조해서 국가적 보건 역량을 총동원하기를 바란다"고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확진 환자와 접촉한 경우는 단 한 사람도 관리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외국 사례와 달리 전파력이 높아진 원인이 무엇인지도 철저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는 신속히 바로잡고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려야 할 것이다. 또 해외 여행이 빈번한 실정임을 감안해 감염 우려 지역 입국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출국할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한 주의 사항 등 예방 조치에 대해 확실하게 안내, 교육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신종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상황에서 굳건한 방역 체계를 갖추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 감염병 관리 수준도 대폭 향상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 대응 미흡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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