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뇌물 받고 했다는 의혹이 무성할 만큼 '썩은내'가 진동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이 사상 처음으로 대거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FIFA 집행위원회는 회장 1명, 수석 부회장 1명, 부회장 7명, 집행위원 16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되며, 각급 월드컵을 포함한 각종 FIFA 주관대회의 개최지 및 각종 분과위원회가 심의한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갖는 최고 의결기구다.
하지만 FIFA 집행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결정 과정 뿐 아니라 마케팅,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뇌물 등 부패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 당국은 27일 오전(현지시간) FIFA 고위직 6명을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6명에는 케이만 군도의 제프리 웹 및 우루과이의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과 트리니나드 토바고 잭 워너 전 집행위원 등이 포함됐다.
체포는 스위스에서 스위스 경찰에 의해 이뤄졌지만, 수사를 진두지휘한 곳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다. FBI는 지난 몇 년 동안 FIFA 집행위원들의 부패행위가 미국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로 집중 수사를 한 끝에 스위스 당국에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체포는 특히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제프 블래터(79회) 회장이 1998년 이후 5선에 도전하는 총회(29일)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블래터의 연임이 좌절될 것인지 주목된다. 유력 경쟁자들이 모두 사퇴해 블래터의 연임은 '떼 논 당상'인 상황이었다.
위원들이 체포된 장소도 총회를 앞두고 숙소로 사용한 취리히의 한 호텔로 수사 관계자들은 호텔 데스크에서 열쇠를 받아 이들의 방을 직접 따고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사 관계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런 부패 행위가 어떻게 이처럼 오래 지속되고, FIFA 전체에 만연돼 있을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면서 "FIFA의 부패는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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