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 단지 조성 사업 실시 계획 인가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예래동 원토지주대책협의회와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제주도 내 16개 시민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연대회의와 예래동 토지주, 노동당 제주도당,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 녹색당은 26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예래 휴양 단지 개발 사업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사업 인가를 취소하라"고 밝혔다.
강민철 씨 등 토지주 4명은 지난 2011년 2월 제주지법에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버자야리조트(주)를 상대로 "리조트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며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3년에 걸친 소송전 끝에 법원은 지난해 12월 10일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을 내렸고, 공사는 강행됐다. 토지주들은 이에 반발해 곧바로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20일 대법원이 예래동 토지 수용 재결은 물론 예래동 휴양형 주거 단지 도시 계획 시설 사업 실시 계획 인가도 당연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대법원이 예래 휴양형 주거 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토지 강제 수용이 잘못됐다는 판결과 더불어 개발 사업 실시 계획 인가도 당연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8일 강제 수용당한 주민들이 법원에 항고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판결이 나올 예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용천수가 흐르고 빼어난 해안 경관과 2000년의 선사 유적이 있는 예래동 마을 부지 위에 240미터가 넘는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첫 단추"라며 "잘못된 첫 단추를 바로 잡아야 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즉각 공사가 중단되고 사업인가도 취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곧바로 공사는 중단된다.
이들은 "JDC는 대법 판결이 난 지금까지도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며, 서귀포시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 무늬만 공기업인 땅장사 브로커 JDC의 무책임과 제주도정의 수수방관은 무능함을 넘어선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 도정과 JDC는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특별법을 개정하겠다'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 대법원이 내린 '명백하고 중대한 하자' 판결을 특례 조항에 추가함으로써 책임을 벗어나려 하는 비열하고 저속한 꼼수"라고 날을 세웠다.
제주도는 예래동 휴양 주거 단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특별법에 특례 규정을 삽입하는 방안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협의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촉구한다. 중간자적 입장에서 JDC에 제주도의 미래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 제주의 환경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JDC의 개발 방식이 아닌 제주도민과 함께 싸워나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래 휴양형 주거 단지는 JDC와 버자야그룹의 합작 법인 버자야제주리조트(주)가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제곱미터 부지에 2017년까지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관광 개발 사업이다.
서귀포시는 1997년 예래동 40만3000제곱미터를 유원지로 조성하는 도시 계획 결정을 고시하고 2005년 10월 74만1200제곱미터를 사업 시행자인 JDC에 도시 계획 시설 사업 실시 계획을 인가했다.
토지주들은 JDC가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빼앗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한편, 시민단체연대회의에는 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제주DPI, 제주YWCA, 탐라자치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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